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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대ㆍ중소유통 동반성장이 유통선진화다 - 이정희(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지난 5년간 우리나라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3%가 채 안되는 저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저성장 경제 현실에서는 모두가 어렵겠지만, 그 중에서도 소상인의 어려움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사업이 어려워서 그만두고 싶어도 투자금 회수도 어렵고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생계를 위해 기존 사업을 영위해 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 소상인의 현실이다. 소상인이라 불리는 도소매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의 비중은 전 산업 평균보다 높은 편인데, 사업체 기준으로는 89.7%, 종사자 수 기준으로는 55.2%를 차지하고 있다. 1996년 유통시장 개방 해에 71만개이던 종업원 4인 이하 영세 소매업체가 2011년에 59만개로 약 12만개가 줄어들었다.

이런 중소유통업체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형유통업체들은 새로운 사업을 찾아서 골목상권으로 그 사업 영역을 넓혀 가면서 골목상권 소상인과의 경쟁과 갈등이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유통업체의 중소슈퍼마켓 대상 도매사업이 확대되고 있는데, 대형유통업체로부터 상품을 공급받는 슈퍼마켓인 소위 대형유통업체 상품취급점이 증가하고 있다. 대형유통업체 상품취급점은 현재 약 700여개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규제 강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규제 실효성 논란, 시장기능 저해 논란 등이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렇게 사회적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ㆍ중소유통업체에 요구되는 것이 시장에서의 대ㆍ중소유통업체 역할론이다. 대형유통업체는 소상인의 터전인 골목상권으로 사업 진출은 자제돼야 하고, 자본력이 필요하고 소상인이 할 수 없는 분야와 상권에서 경쟁을 하며 산업발전에 기여하는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그리고 소상인은 골목상권에서 그들만의 리그 경쟁을 펼치면서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규모에 따른 역할 구분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중소유통업체가 직면한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도 다행히 중소유통의 성장기회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데 희망이 있다고 하겠다. 이는 일정한 중소유통 보호가 지속되고, 또한 소비자 구매행태가 가까운 곳에서 조금씩 자주 구매하는 행태로 그 변화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중소유통업체의 변화 의지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으며, 규모화가 진전되고, 강소 소매점의 성공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등으로 협업의 기회가 증대되고 있는 것 또한 중소유통의 성장기회라고 볼 수 있겠다. 이러한 현상이 중소유통에게는 성장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는 기회이며, 이에 부응할 수 있는 자구적인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다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는 면에서 대형유통업체의 골목상권 진출에 대한 적절한 유통규제는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유통산업의 발전에 있어서, 소수 대형유통업체에 의해 시장이 크게 영향을 받는 시장구조가 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며, 시장에서 공급자의 다양성과 공정경쟁이 앞으로 선진화의 중요한 기준이 되도록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ㆍ중소 유통업체 모두에게 창의성과 자기혁신이 더해질 때,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지속가능한 유통산업의 발전이 이루어지며, 우리가 원하는 대ㆍ중소유통 동반성장의 목적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이정희(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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