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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고객은 왕이다
1990년대에 가장 유행했던 경영방식은 고객만족경영이었다. 제조업과 유통회사, 금융기관들은 ‘고객은 왕’이라며 대고객 서비스 경쟁을 벌였다. 제조업체들은 서비스센터를 확충하고 고객들의 불만이나 고충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경쟁을 벌였다. 금융기관들은 고객들의 대기시간 줄이기 경쟁을 벌였으며, 고객을 기다리게 한 종업원을 신고하도록 몰아붙이기도 했다.

고객만족경영은 지금도 기업경영의 중요한 화두지만, 그 열기가 수그러든 것은 1998년 IMF 금융위기 이후였다. 기업의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미국식 신자유주의 바람이 불면서 ‘서비스도 돈’이라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제조업체들은 대고객 서비스에 슬그머니 비용을 청구하기 시작했으며, 금융기관들은 각종 명목의 수수료를 신설하거나 기존에 받던 수수료를 현실화, 즉 인상했다. 고객들은 금융기관 창구에서 과거와 같은 신속한 서비스를 받기가 어려워졌고, 서비스 수수료는 금융기관들의 주된 수익원의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고객은 기업이 존속할 수 있는 근거다. 기업이 살아 있는 물고기라면, 고객은 거기에 생명을 불어넣는 물이다. 고객의 신뢰는 기업의 생명과 직결된다. 지금과 같은 정보사회에서는 고객정보가 경영의 성패를 좌우한다.

이번 카드사들의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태는 점점 약화되고 있는 고객중시경영을 되새기게 한다. ‘고객은 왕’이라는 구호에 담긴 고객제일주의 정신을 되살리고 고객정보를 생명처럼 여기는 경영이 필요하다. 이번 사태가 고객을 수익의 원천으로 바라보는 기업 풍토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이해준 디지털본부장/hj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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