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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혜원의 골프디스커버리> 필드 위, 선의의 경쟁의 시작은
골프선수를 하고 있는 프로들치고 어릴 때 ‘신동’이라는 소리를 안 들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직업을 운동선수로 택할 만큼 재능과 자질이 있고, 프로자격증을 딸 만큼 노력했다는 것이니 일반사람보다는 훨씬 뛰어난 실력을 갖춘 것이 틀림없다. 그러니 신동 얘기를 안 듣고는 선수의 길을 시작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선수의 길에 들어서면 그 길은 험난하기 짝이 없다. 무한경쟁의 자리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운동선수는 어린 시절부터 1등만을 알아주는 치열한 경쟁의 자리에 서게 된다. 많은 사람이 단 한 사람만이 차지할 수 있는 우승을 위해서 달려간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은 함께 운동을 하는 친구들과도 깊은 우정을 쌓기가 쉽지 않다. 함께 시합을 하는 동반자이면서도, 이기고 넘어서야 하는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더욱 선의의 경쟁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선의의 경쟁이라는 의미는 무엇일까. 먼저 그것은 승패를 인정한다는 의미다. 상대방이 이겼을 때 자신이 진 것을 인정하고, 상대방의 승리를 축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상대방이 나보다 더 잘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고, 자신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 더 노력해야겠다는 동기 부여가 생긴다. 상대방이 나를 이긴 것을 시기하고 질투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겨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될 수 있고 그건 선의의 경쟁을 그르칠 수 있다.

또한 선의의 경쟁은 주어진 규칙 안에서 정정당당하게 경기를 한다는 말이다. 경기규칙이라는 같은 조건을 갖고 시합을 할 때 승부는 의미가 있다. 이기는 것이 최종 목표라 하더라도 규칙을 어기고 한 우승은 아무 가치가 없고 오히려 불명예만 낳을 뿐이다. 무엇보다 자신에게 당당하고 떳떳하기 위해 룰을 지켜야 한다.

골프는 심판이 18홀 전체에서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 있는 경기가 아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보지 않을 때 본인이 알면서도 룰을 어길 수 있고, 고의가 아니더라도 룰에 위배되는 행동을 했을 때 스스로 얘기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를 수 있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골프는 스스로 정직할 수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룰을 갖고 있는 스포츠다. 그래서 골프가 품격이 높은 스포츠라고 여겨지는지도 모른다. 남이 얘기하기 이전에 먼저 자신이 룰을 어겼다고 말해야 하고, 상대방이 자신이 모르던 룰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그것을 감정없이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프로정신이고, 선의의 경쟁의 시작이다.

황당한 것은 프로경기에서 누군가 벌타를 먹었다고 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이 “누가 말했어?”라는 질문이다. 클레임을 건 사람에 대해 동반자 의식이 어쩌고 하면서 서로 감싸줘야 한다는 논박이 이어지는 경우도 많이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한 사람이 욕을 먹는 것이 아니라 규칙에 맞느냐 안 맞느냐가 이슈의 초점이 되어야 한다.

한편 결과만을 중시하는 부모의 지나친 기대는 선수가 스스로를 속이고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없도록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수많은 어린 선수가 치열한 경쟁의 자리에 뛰어들어 1등을 하려고 애쓰고 노력하고 있다. 이들이 승패의 결과 이전에 선의의 경쟁을 하는 법을 배워야 하고 잘못된 행동에 대해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 골프의 미래가 밝다. 선의의 경쟁은 스포츠의 기본정신이다. 자신에게 당당한 골프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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