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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사생팬
“그녀는 욕실 창문으로 들어왔지/ 알고 보니 ‘은스푼’을 물고 태어났지 뭐야/ 그런데 이제는 엄지를 빨며 헤매더군. 그녀는 언제나 춤을 췄다지/하루 열다섯 군데 클럽에서 일하며/ 그녀는 날 도우며 최선을 다했지/ 좀도둑질은 해도 강도질은 못하더군.”

전설적인 록밴드 비틀스의 히트곡 ‘그녀는 욕실 창문을 통해 들어왔지(She Came in Through the Bathroom Window)’의 가사다. 1969년 폴 매카트니가 쓴 이 곡은 실화를 바탕으로 해 더 인기다. 비틀스의 ‘광팬’ 제시카란 여성이 어느 날 매카트니가 외출한 틈을 타 욕실 창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매카트니의 모든 것을 맡고 느낀 그녀는 사진 몇 장을 슬쩍했다. 이웃의 신고로 들통이 났지만 그녀는 원하는 것을 얻었다. 꽤 부유한 집안 출신이었던 그녀는 매카트니 심부름꾼이 되고 후엔 비틀스가 세운 회사의 정식직원이 됐다. 한류의 원조 H.O.T.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토니안은 숙소생활 시절, 팬들이 현관문 렌즈를 깨서 우리가 목욕하는 모습을 보곤 했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열혈팬은 최근 ‘사생팬’으로 진화했다.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을 그림자처럼 쫓아다니며 비행기 스케줄과 숙소, 어디서 어떤 커피를 마셨는지까지 인증샷을 올린다. 연예인의 사생활을 즐기는 대중들에게 밀착정보를 제공하는 만큼 ‘사생팬’은 영웅시되기도 한다. 이에 부작용이 따르게 마련. 지난 연말에는 빅뱅 멤버 승리가 상하이에서 중국 사생팬의 추격에 교통사고를 당하는 일이 발생했는가 하면, ‘혈서사건’ ‘결혼식 난동사건’ ‘군면제사건’ 등을 놓고 엑소 사생팬과 안티팬 싸움으로 온라인이 시끄럽다. 이들 덕에 신인은 비로소 아이돌이 되니 기획사는 한편으론 부채질하지만 불똥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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