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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정치인 묘소 참배, 아직도 진영논리인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참배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이것이 새 정치냐”는 반대 의견과,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로 잘한 일”이라는 찬성 의견이 맞서고 있는 것이다. 안 의원은 지난 대선에 출마했다 중도하차했지만 차기 대권 주자군 가운데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한 사람이다. 또 이를 위해 새 정치 결사체 조직에 나서는 등 준비 작업도 한창 진행되고 있다. 이런 안 의원의 박 대통령 묘소 참배가 진영논리에 갇혀 아직도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안타깝다.

안 의원은 새해 첫날 국립현충원을 찾아 박 전 대통령뿐 아니라 이승만ㆍ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소도 차례로 모두 참배했다. 그는 사실상 한 정당의 대표이며 정치 지도자다. 해가 바뀌면 전직 대통령 묘소를 찾아 격을 갖추고 예를 올리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절차다. 정치적 이념적 잣대로 재단하고 해석하고 헐뜯을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굳이 화해의 정치니, 통합의 정치니 하며 확대해서 의미를 부여할 일도 아니다. 안 의원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받아들이든 그것은 개인적인 문제다. 그가 이날 현충원을 찾은 것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차원일 뿐이다.

오히려 비판을 받아야 할 대상은 민주당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그랬듯 이번에도 현충원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만 둘러보고 묵념한 뒤 자리를 떴다. 그리고 멀리 봉하마을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갔다. 민주당이 배출한 ‘우리 대통령’이 아니면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옹졸한 행태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누가 되든, 민주당은 다음 대선에서 후보를 낼 것이다. 설령 집권에 성공한다면 지지하지 않은 국민들은 ‘우리 국민’으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 그런 편협함이 결국은 어떤 선택으로 이어지는지 지난 몇 차례 선거에서 똑똑히 보았을 것이다.

새 정치는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과거와의 단절이나 편 가르기를 하는 게 아니다. 과거 정권의 일꾼이었다는 이유로 무조건 미워하는 것도 아니다. 부족한 것은 보완하고, 잘못된 제도를 바로 잡아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안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한 것은 그런 점에서 기존 야당의 행태와는 다른 새 정치의 한 단면으로 볼 수 있다. 이념에 얽매여 전직 대통령까지 편을 가르는 낡은 정치는 여야를 막론하고 이제는 끝내야 한다. 편 가르는 정치가 아닌 합하는 정치를 새해에는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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