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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다스의 손’ 김진영 KB금융 팀장 “김연아ㆍ박인비, 성공한 이들에겐 공통점 있죠”
46일 앞으로 다가온 2014 소치올림픽 개막을 유독 기다리는 이가 있다. 러시아 빙판 위를 달릴 태극전사들의 가슴과 어깨에 노란색 로고를 달아준 그는 이들이 펼칠 활약에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2006년 ‘피겨여왕’ 김연아를 시작으로 ‘빙속여제’ 이상화와 박태환, 손연재, 박인비와 후원 계약을 하며 스포츠마케팅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김진영(44) KB금융 광고팀장이다. 세계 무대서 큰 주목을 받기 전 이들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꿰뚫어보며 ‘대박’을 터뜨린 그는 “이제 KB금융 스포츠 2세대를 이끌 선수들을 발굴해야 할 때다”고 했다.

김진영 팀장은 1997년 국민카드에 입사해 영업점에 근무하다 2001년 홍보부로 옮기면서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어머니가 “네 인생을 망치는 게 있다면 그건 스포츠와 삼국지일 것”이라고 할 정도로 학창시절 스포츠에 푹 빠졌던 그는 운동선수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며 스포츠마케팅과 인연을 맺었다. 하지만 첫 작품은 쓰라린 상처로 남았다. 2002년 당대 최고 스타인 박찬호를 모델로 전격 발탁했지만, 월드컵 붐을 타고 거스 히딩크 감독을 기용한 삼성카드의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BC카드 모델 김정은의 “여러분~ 부자 되세요!”의 협공 속에 존재감 없이 사라졌다.


그는 “슈퍼스타라고 광고효과가 다 좋은 건 아니었다. 게다가 운동선수는 리스크가 크다. 다른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떠올렸다”며 “우리가 후원한 유망주나 비인기종목 선수들이 성공할 경우 그들과 함께 ‘윈-윈’ 스토리를 쓸 수 있고,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다할 수 있는 것이다”고 했다. 그때 눈에 띈 선수가 바로 고교 1년생인 김연아였다.

그는 “신문에서 김연아가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우승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대한민국 선수가 피겨를? 그것도 우승을? 정말 신기했다”며 “참 똘똘하고 심지가 굳은 선수였다. 목동링크에서 새벽까지 CF를 찍었는데, 쉴 때는 스케이트화 벗고 마사지를 받으라고 해도 촬영이 다 끝난 후 하겠다며 12시간을 버티더라. 그 광고를 찍은 후 바로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해 회사가 발칵 뒤집어졌다”고 회상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여자컬링 역시 KB금융과 후원계약을 한 직후 세계선수권 4강에 오르며 사상 첫 소치올림픽 티켓을 따냈다. 김 팀장은 “훈련 환경이 열악했던 컬링은 우리가 조금만 도와주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느리게 경기가 진행돼 노출도 많이 될 뿐더러 ‘빙판위의 체스’로 불릴 만큼 ‘전략’이 중요하다는 점이 금융사와 잘 맞았다”고 했다.

김 팀장은 “성공한 선수들에겐 공통점이 있더라. 자기가 하는 걸 정말 좋아하고 즐길 줄 안다. 즉 목표가 뚜렷하다는 얘기다. 또 단순히 기계적인 반복이 아니라 생각하면서 운동을 하는 선수들이고, 강단이 있는 선수들이다”고 했다.

내년에 한양대 광고홍보학과 박사과정에 들어가면서 실무에 이론까지 겸비하고 싶다는 김진영 팀장은 “KB금융의 철학이 ‘시우(時雨) 금융’이다. 정말 필요한 때 내리는 단비처럼, 스포츠마케팅도 정말 후원이 절실한 선수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려고 한다. 브랜드 컨셉트에 맞고 가능한 한도 내에서 그런 선수들을 계속 찾을 계획이다”고 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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