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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 화려한 피날레…장하나“ 내게 골프는 음악 · 산 · 물”
KLPGA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역전우승…장타소녀서 확고한 여제로
하반기에만 3승 ‘반전의 3관왕’
산처럼 오르고 물 흐르듯 풀려
다양한 음악장르 소화한 기분

동반플레이 평샨샨 노련함에 반해
2014시즌엔 4승·4관왕 예감
‘장하나 재단’ 꼭 만들고 싶어요


전에 없던 ‘아이콘’이 탄생했다. 화끈한 세리머니와 거침없이 시원시원한 멘트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장타소녀’에서 이제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의 ’여제‘로 등극한 장하나(21ㆍKT). 2013 시즌 3승으로 3관왕에 오른 그가 15일 중국 광저우 라이언레이크골프장에서 끝난 올해 마지막 대회이자 2014 시즌 두번째 대회인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에서 또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올 한 해 무려 4승을 휩쓴 그는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2013년 장하나의 골프는 음악이었고, 산이었고, 물이었다”고 했다.

▶발라드ㆍ팝ㆍ댄스 총망라한 장하나의 골프=“음악은 장르가 다양하잖아요. 올해 제 골프가 그랬던 것같아요. 팝도 있었고 발라드도 있었고 그런가 하면 댄스곡 같은 상황도 있었고. 높은 산처럼 오르내리는 기복도 심했다가, 하반기 끝무렵엔 물 흐르듯 정말 잘 풀렸고요.” 올해 장하나의 골프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물었더니 약 1.5초 만에 ‘음악과 산, 물’에 멋지게 비유해냈다. 상반기엔 준우승만 3차례 했던 그는 두산매치플레이에서 시즌 첫승을 낚았다. 하반기 들어 잇딴 부상으로 조용힌 시즌을 마감하나 싶더니 연거푸 2승을 거두며 상금왕과 다승왕, 대상을 수상했다. 2009년 서희경(6억6375만원) 이후 4년 만에 상금 6억원을 돌파(6억8954만원)했다. 장하나는 “목표는 크면 클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올해 3승에 3관왕을 했으니 내년엔 4승, 4관왕에 도전하겠다. 내년 이맘때 쯤엔 ‘목표했던 4관왕도 이루고 타이틀도 지켜서 정말 기쁘다’는 소감을 말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또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동계훈련 때 숏게임도 보완하고 비거리를 더 늘리게 스윙도 다듬으려고요.” ‘장타여왕’장하나는 만족이 없나보다. 1월 중순 떠나는 베트남 전지훈련에서 드라이버샷과 숏게임에 영어 공부, 체력 훈련까지 확실히 해서 돌아오겠다며 활짝 웃었다. [사진=KLPGA 제공]

▶펑샨샨의 노련함, 내 골프에 더 보태겠다=장하나는 이번 대회서 사흘 내내 펑샨샨(24)과 동반플레이했다. 미국 LPGA에 진출한 중국선수 1호인 펑샨샨은 ‘중국의 박세리’로 불리는 대스타다. 지난해 LPGA 메이저대회서 첫 승을 따냈고 올해 2승을 더 보탰다. 중고등학교 때 한국의 골프아카데미에서 장하나와 함께 훈련해 친분이 두텁다. 서로 언니 동생으로 부르며 한국말로 대화를 나눈다. 장하나는 “거리는 나보다 40야드 정도 덜 나가지만 코스 매니지먼트가 뛰어나다”며 “노련미를 배우고 싶다. 미국에 가면 나도 저런 상황에서 저렇게 대처하는 법을 배울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큰 무대에서 뛰어봤던 선수와 경험삼아 몇 번 나갔던 선수의 플레이는 확실히 다르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도 스스로에게 만족스러운 경기는 아니었지만 내 플레이가 조금 바뀌었다는 데 점수를 주고 싶다”고 했다. 예전같았으면 파5홀 세컨드샷은 무조건 3번 우드로 쳐서 그린 앞으로 보내려고 애썼는데 이번엔 ‘욕심’을 버리고 ‘전략’을 택했다. 23도 유틸리티를 잡고 감이 좋은 아이언으로 세번째 샷을 핀에 바짝 붙이는 식이다. 그는 “이제 조금씩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같다”고 했다.

▶‘장하나 재단’ 꿈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프로 데뷔 3년 만에 국내 무대를 평정했다. 당연히 더 큰 무대에 대한 질문이 끊이지 않는다. 그는 “한국 시장도 커졌고 나도 이제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Q스쿨을 거치면서까지 힘들게 미국에 가고 싶진 않다. 다만 내년에 LPGA에 최대 5개 대회까지 나갈 수 있으니 기회가 온다면 그때 고민하겠다”고 했다. 장하나의 꿈은 ‘명예의 전당’ 처럼 누구나 소원하는 것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 그는 ‘장하나 재단’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정말 골프를 잘하는 선수들을 뽑아서 제대로 키워주고 싶어요. 아버지(장창호 씨)가 아주 오래전부터 1주일에 2번씩 보육원생들을 저희 식당에 불러 음식을 대접하셨는데 제가 골프 시작하면서 저 따라다니시느라 그 일을 못하고 계시거든요. 아버지처럼 저도 능력은 있는데 집안사정으로 꿈을 펼치지 못하는 아이들을 도와주고 싶어요. 그러려면 일단 제가 우승 많이 해서 상금도 쌓아야 겠죠? 올해 4승을 했으니 제 꿈에는 한 발 더 다가섰네요.” 마냥 발랄하기만 한 스물한살 아가씨인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다. 경기장 안에서나 밖에서나 장하나는 또 훌쩍 자라 있었다.

광저우=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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