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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혜원의 골프 디스커버리> 멘탈게임 골프, 좋은 선수보다 좋은 사람이 먼저…
지난주로 KLPGA 정규시즌이 막을 내리면서 2013년 골프 시즌은 모두 끝이 났다. 대회 마지막날, 시즌 끝이라는 아쉬움을 없애기 위해서인지 대회장은 매서운 돌풍으로 선수들을 애먹게 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단 세 명밖에 없었다. 선수들은 앞바람을 계산하고 공을 치려고 하면 뒷바람으로 바뀌는 등 종잡을 수 없는 바람의 변화로 클럽을 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시즌 마지막 라운드서 톡톡히 고생한 셈이다.

KLPGA는 2주 뒤인 12월부터 내년 시즌이 시작된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별로 시즌이 끝났다는 느낌은 들지 않겠지만 잠시나마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자신이 어떠한 선수가 될 것인가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골프와 종목은 다르지만 지난주 은퇴식을 치른 축구선수 이영표(36)는 많은 팬들의 사랑을 마음에 간직한 채 그라운드를 떠났다. 성실함의 대명사로 알려진 이영표는 노력형 선수일 뿐 아니라 인격적으로 진실함을 담은 사람이라는 점에서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남겨줬다.

특히 요즘같이 결과지상주의가 팽배하는 사회에서 이영표가 후배에게 남겨준 말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영표는 “좋은 선수보다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좋은 사람이 된다면 좋은 선수가 되는 것은 더 쉽다”는 말을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당장 눈앞의 성적이 중요한 선수들에게 이 말이 가슴에 잘 들어오지 않겠지만, 오랫동안 훌륭한 선수로 평가받고 선수생활을 마친 연륜이 있는 선배가 하는 얘기이니 만큼 후배들은 마음을 열고 이 이야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더 큰 무대에서, 극도의 부담감이 몰려오는 꼭 이겨야 하는 상황에서 좋은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 그리고 선후배들에게 사랑받고, 존경받는 선수가 되기 위해 프로는 좋은 선수가 되기 이전에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운동선수로 살다 보면 컨디션이 중요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은 가능한 한 모든 것을 선수에게 맞춰주려고 애를 쓴다. 소위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선수가 무언가 잘못해도, 조금 엇나가도 시합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사람들은 잘못된 부분에 대해 말하기를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

시합이 가까워오면 때로는 선수 부모님들이 더 예민해져서 선수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데 가벼운 말 한 마디에 부모님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한 부분들은 오히려 선수를 더 약하게 만들고, 상대방과 자신을 배려하지 못하는 부분으로 나타나게 된다. 좋은 것만 보고, 먹고, 경험하고 자란 아이가 조금 어려운 환경을 만나게 되면 쉽게 무너지고, 상처 입고, 흔들리는 것과 똑같은 이치다. 잘못된 것은 바로 잡고, 바른 것을 추구할 수 있도록 주위에서 도와줘야 한다.

선수는 바람과 추위, 비난과 어려움에 부딪히는 경험을 통해 한계 상황에서 웃을 수 있는 인격을 가질 수 있어야 한 레벨 높은 선수가 될 수 있다. 그것이 골프에서 사람들이 그토록 얘기하는 멘탈이다.

아무리 화가 나는 상황에서도 얼음과 같이 침착할 수 있는 능력과 지치고 힘든 상황을 잘 견뎌낼 수 있는 인내심을 가진 선수는 좋은 사람이 될 때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선수들이 꼭 해야 할 것이 바로 좋은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이다. 그건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한 절대적인 조건이다. 우리나라 모든 선수들이 그러한 다짐을 하고, 또 그 다짐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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