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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봉 1원’…금호산업 지휘봉 잡은 박삼구 회장의 ‘비장한’ 출사표
[헤럴드경제 =윤현종 기자] “이렇게 새출발을 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심기일전의 기회가 될 듯하다” (금호산업 관계자)

금호산업이 5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안을 가결했다. 박 회장은 2010년 3월까지 금호산업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다가 구조조정 등으로 물러난 후 3년 7개월 만에 등기이사로 재복귀했다.

박 회장의 ‘귀환’을 바라보는 내부에선 ‘다시 한번 잘 해보자’며 분위기를 다잡고 있는 상태다. 금호산업은 2010년 이후 워크아웃(재무구조개선작업)이 진행중일 뿐 아니라 최근 4대강사업과 광주 총인처리시설(하수처리시설의 일종)입찰 담합 등 다사다난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은 곧 오너가 경영일선 전면에 등장해 일련의 과제를 해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라는 해석이다. 박 회장은 그동안 채권단의 동의 아래 암묵적으로 금호산업 경영권을 행사해 왔지만 등기이사는 아니었다.

이에 따라 금호산업 뿐 아니라 금호산업을 지주사로 둔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의 경영 정상화 작업에도 드라이브가 걸릴 것이라는 게 임직원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연봉을 1원만 받겠다는 박 회장의 선언도 오너의 책임성을 강하게 피력한 결과라는 것이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일련의 난제들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결되고 있는 만큼 박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은 회사 정상화에 시너지가 될 것”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 회장의 정식 복귀는 재계에서 그가 잡은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라는 시선도 있다. 등기이사가 된다는 것은 곧 주주들(채권단)로부터 경영권을 위임받은 것으로 경영의 법적 책임을 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 회장은 정상화를 이뤄내지 못하면 금호그룹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했다. 실패할 경우 등기이사에서 사임하는 동시에 보유지분을 모두 매각해야 한다.

채권단은 “박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은 경영 정상화 실패의 책임을 묻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다음 주 중 채권단과 이같은 내용의 경영 정상화 방안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채권단은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미래에셋 등 102곳이다.

일각에선 박 회장은 금호산업을 워크아웃에 이르게 한 대우건설 인수를 주도하는 등 ’원죄‘가 있었다는 점에서 다시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이 특혜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박 회장은 100 대 1 차등 감자와 사재출연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이번 건도 책임경영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봉 1원’을 선언하며 극적으로 경영일선에 나선 박삼구 회장과 금호산업. 그간 겹쳤던 난관을 딛고 다시 일어설 지 안팎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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