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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만원에 85㎡형 서울아파트 전세를?
[헤럴드경제 = 윤현종 기자] 무주택세입자 600만시대(634만6000가구, 2010년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정부의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전세난이 사그라들 기미가 안 보이자 세입자들 스스로 전셋집을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소위 전월세시장 ‘개미’들의 반란이다. 핵심은 소셜펀딩을 활용한 전세공급이다. 회비 만 원을 낸 참여자 중 추첨을 통해 5년간 살 집을 빌려준다. 이는 민간 전세공급모델로는 최초의 시도로, 반년 간 법률검토를 거쳐 사이트 개설 한달을 갓 넘겼다.

회비 만 원을 낸 참여자 중 추첨을 통해 5년간 살 집을 빌려준다. 이 ‘소셜 전세’는 민간 전세공급모델로는 최초의 시도로, 반년 간 법률검토를 거쳐 사이트 개설 한달을 갓 넘겼다.

▶ 홍보없이 한달 간 33명 모여…등록된 집도 2채 = 세입자들이 모여 만든 ‘㈜소셜네트워크플랫폼’은 지난달 1일 소셜전세 모금을 개시했다. 이 회사가 매입해서 공급하는 전셋집은 매매시장 침체로 잘 팔리지 않는 전국의 모든 주택이다. 업체와 제휴한 공인중개사들의 확인을 거친 매물만 매입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매물 1호’가 대기중이다. 매입가 4억8000만원 선에 나온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전용 85㎡ 아파트 1채에는 5일 현재 33명이 참여신청을 마쳤다. 경기도 부천 소재 26㎡규모 원룸 한 채도 최근 소셜전세 2호매물이 됐다. 운영자금이 부족해 홍보가 전무했던 상황을 감안하면 고무적이라는 게 업체 측 평가다. 나현채 ㈜소셜네트워크플랫폼 대표는 “준공 후 미분양 매물도 소셜전세 대상”이라며 “현재 한 대형 건설사와 매물 등록을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 사회적 모금 통한 전셋집 마련 = 소셜전세는 소액 참여자의 모금이 근간이다. 개인부담을 없애기 위해 참여금액을 1구좌당 만 원으로 정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세입자는 참여자 중에서 추첨한다. 1차 추첨은 모금종료 3일 후 마감되는 종합주가지수(코스피)를 활용한다. 예를 들어 오늘을 마감으로 모집된 참여자가 3000명이라면 3일 후 코스피 마감지수의 1자리와 소숫점 첫째, 둘째자리 숫자가 당첨번호다. 따라서 이 번호는 000부터999까지 가능하다. 1차 추첨을 통과할 확률은 1000분의 1인 셈이다. 만약 이 지수가 1234.56이라면 끝 세자리 ‘456‘을 부여받은 참여자 3명이 1차추첨을 통과한다. 나현채 ㈜소셜네트워크플랫폼 대표는 “가장 공정한 추첨법을 찾던 중 이 방법을 고안해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다리게임’방식의 2차추첨으로 마지막 한 명을 뽑는다. 추첨 전 과정은 동영상으로 촬영해 업체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소셜전세의 ‘성사가능 모금액’은 주택 매입가에 따라 다르다. 만약 3억원짜리 집이라면 1만원을 낸 3만명이 모여야 한다. 회사는 십시일반한 모금액으로 집을 매입해 당첨자에게 빌려준다.

참여비용의 안전한 반환을 위해 이 집은 계약기간(5년) 동안 신탁회사에 맡겨진다. 모든 참여자는 개인 참여금을 5년 뒤 돌려받는다. 반환받는 참여금은 계약이 끝난 당첨자의 집을 재매각한 금액으로 충당된다. 또는 그 집이 다음 소셜전세 후보자를 받을때 모인 참여금을 활용한다. 모금이 실패로 끝나도 참여금은 즉시 반환된다. 복권과는 다르다.


▶ 6개월간 법률검토…“사행성 없다” = 소셜전세는 출범 전 6개월 간 3차례에 걸쳐 법무법인 2곳의 법률자문을 받았다. 추첨방식자체가 사행성을 의심케 할 소지가 있었기 때문. 그러나 자문을 맡았던 A법무법인 변호사는 “참여자의 돈은 집을 매입할 종잣돈이 될 뿐 개인에게 손익이 전가되는 구조가 아니기에 ‘몰아주기’식 투기금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용되는 전셋집도 참여자 중 1명이 빌려쓴 뒤 비슷한 값에 재매각되거나 다음 소셜전세에 활용 된다”며 “유사수신행위, 복권, 사행행위규제법 등에 저촉되는 부분은 없다”고 진단했다.

소셜전세의 등장에 소비자와 건설업계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서울 관악구에 월세로 거주 중인 회사원 김동영(34)씨는 “부담없이 낼 수 있는 금액이고, 당첨이 안 되도 돌려받을 수 있으니 들어갈 집의 위치만 맞으면 무조건 참여할 것”고 말했다. 준공 후 미분양주택을 마케팅 중인 한 건설업계 관계자도 “성공한다면 임대거주의 새 패러다임을 형성할 것”이라고 평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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