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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 아파트값 된 새 아파트값
고덕아이파크 7억서 5억대로 하락
인근 아남아파트는 4억중반대 유지

용인·고양·김포시서도 같은 현상
장기침체 주택시장 ‘하향수렴’ 뚜렷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아이파크’ 84㎡형(이하 전용면적)은 입주 초기인 2011년 11월 7억6586만원(4층)에 거래됐다. 선호도가 떨어지는 1층도 7억원을 넘었다. 그런데 현재 이 아파트는 5억원대에도 거래된다. 최근 8층이 5억8770만원에 실거래 신고됐고, 5억원대 매물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같은 시기 인근 아남아파트1차(1996년 입주) 85㎡형의 실거래가는 큰 변화가 없다. 2011년 11월 4억5000만원(12층)에 거래됐는데 올 8월 4억2900만원에 실거래 신고 됐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신고 자료 및 중개업계에 따르면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새 아파트가 해당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싼 기존 아파트를 따라 내려가고 있다. 기존 아파트 시세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비싼 새 아파트가 기존의 저가 아파트 가격에 수렴하는 ‘하향수렴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주로 서울 강동구 고덕동, 용인시, 고양시, 김포시 등 최근 3~4년 사이 새 아파트가 많이 입주한 지역에서 이같은 현상이 뚜렷하다. 2010~2011년 입주후 주택시장 침체로 기존 아파트 시세를 따라 내리막길을 걸어온 것. 용인시 수지 성동마을 수지자이2차 159㎡형은 입주 초기인 2010년 하반기 9억원이 넘게 거래됐다. 그런데 이 아파트는 올해 30% 이상 하락한 5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8월 5억7188만원(11층)에 실거래 신고됐다. 

최근 입주한 새아파트 시세가 주변의 기존 아파트의 실거래 가격에 맞춰 하락하는 하향평준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썰렁한 고양시 일산서구 한 아파트 단지 모습.

비슷한 시기 바로 옆에 위치한 수지자이1차(2006년 입주)는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크지 않다. 비슷한 크기인 150㎡형은 2011년 9월 5억9500만원(18층)에 거래됐고, 올해 6월 4억9500만원(14층)에 집주인이 바뀌었다. 용인시 성복동 L공인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중대형 아파트 시세가 많이 떨어졌지만, 고가분양을 했던 새 아파트 하락폭이 기존 아파트에 비해 훨씬 더 크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큰 아파트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고양시 식사동 은행마을 동문굿모닝힐2단지(2002년 입주) 84㎡형은 2011년 2억1500만에도 거래됐고, 올 들어서도 2억1000만~2억3000만원에 실거래 신고됐다. 반면, 인근 위시티일산자이1단지(2010년 입주) 84㎡형은 입주 초기 5억9390만원(14층)에도 거래됐으나 올해 4월 4억3000만원(10층)까지 추락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주택시장이 활기를 띨 때 기존 아파트가 주변에 분양한 새 아파트 시세를 따라가면서 전반적으로 집값이 뛰었지만 지금은 분양 아파트가 기존 아파트 시세를 따라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모습은 고분양가가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010~2011년 입주한 아파트는 대부분 주택시장 활황기인 2006~2008년 분양한 곳이 많고 당시엔 일반적으로 주변 시세보다 20% 정도씩 분양가를 높게 책정했다. 하지만 입주 시기 기존 아파트 시세가 그대로이거나 더 하락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싸졌고, 낙폭이 더 커질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고양시 일산서구 식사동 H공인 관계자는 “최근 시세 하락폭이 큰 아파트는 입주 직전 분양가 할인 등을 통해 이미 기존 분양가에 비해 가격이 많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주변 아파트와 비교해 가격차이가 나 이후 하락세가 더 커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시장 침체가 계속될 경우 ‘하향 수렴 현상’이 장기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영진 이웰에셋 대표는 “침체기엔 비슷한 입지의 주변 아파트가 더 싸게 거래되면 주변 다른 아파트 시세가 더 떨어지는 현상이 가속화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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