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사업비 3조4000억원 규모인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 부지의 공매 절차가 시작됐다. 대주단이 빌려준 돈을 조금이라도 더 회수하기 위해 법원을 통한 인수합병(M&A) 추진과 별도로 땅에 대해서 공매를 진행하기로 했다.

4일 경ㆍ공매 전문인 법무법인 열린에 따르면 파이시티 부지는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무궁화신탁을 통해 공매된다.

공매는 모두 9차례 진행된다. 유찰되면 10%씩 최저 입찰가격을 낮추는 방식이다. 1차 공매의 최저 입찰가격은 1조383억원으로 정해졌다. 부지 감정가격 7000억원의 15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대주단이 공매에 나선 것은 더 많은 돈을 회수하기 위해서다.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파이시티는 지난 8월 STS개발컨소시엄에 매각됐다. 매각가격은 4000억원이지만 대주단이 파이시티 개발사업에 빌려준 돈은 8700억 원에 달해 대주단과 신탁상품을 매입한 개인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보게 된다.

공매를 진행한다고 해도 기존 파이시티 매각이 무산되는 것은 아니다. 관계인집회 전에 공매를 통해 STS개발이 제시한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이 되면 대주단은 M&A를 중지한다. 반면 공매가 무산될 경우 관계인 집회에서 M&A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관계인집회는 다음달 8일 열릴 예정이다.

정충진 열린 변호사는 “매각가격을 최대한 높여 금융회사나 신탁 가입자들의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사업의 불확실성이 높아 공매 성공을 낙관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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