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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양정보 속지 않고 고르는 법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최근 분양을 시작한 경기도 고양시의 한 단지는 지하철 3호선 삼송역 ‘역세권’이라는 장점을 내세우며 주택 수요자를 모았다. 도보로 10분이면 도달할 수 있는 거리로 교통 여건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아파트와 삼송역까지는 직선거리로만 760m. 건물과 도로, 장애물 등을 피한다면 1km이상 걸어야 한다. 

최근 가을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각종 분양정보를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장기 침체에 빠진 주택시장에서 모처럼 분양에 나선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과장 광고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분양대행사, 중개업소 등을 통해 확인한 과장 가능성이 높은 분양정보 유형을 소개한다.

▶‘일단 높게 부르고 본다’…방문객수와 계약률= 아파트 분양을 받을 때 수요자들의 반응을 가장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견본주택 방문객수와 계약률이다. 많은 언론사들이 주말 견본주택 방문객수를 기준으로 주택시장의 활기 여부를 소개하는 건 이 때문. 하지만 방문객수는 객관적인 지표로 보긴 어렵다. 대부분의 건설사는 견본주택 입장객수를 정확히 집계하지 않는다. 몇시부터 몇시까지 사람들이 이만큼 몰렸으니 “대충 이 정도는 될 것”이라는 추측치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견본주택에 사람들이 이 만큼 몰렸으므로 인기가 높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아파트 계약률의 경우도 객관적인 정보로 보기 어렵다. 아파트 청약률은 금융결제원에 의해 공식 집계되지만 계약률은 전적으로 건설사가 공개하는 수치에 의존한다. 그런데 계약률은 다른 주택수요자의 구매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건설사가 계약률을 속일 가능성이 큰 여건인 셈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수요자가 구매를 결정할 때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계약했느냐가 중요한 판단 요소이므로 아무리 계약률이 낮더라도 50% 이상 계약됐다고 과장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미분양’, ‘역세권’ 과장 많네= 건설사는 미분양을 계속 팔아야 하지만 미분양이 많다는 것을 숨기고 싶어 한다. 미분양이 많다는 건 그만큼 수요자가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분양을 그럴듯한 물건으로 포장하기 위해 용어를 달리 부르는 경우가 많다. ‘회사 보유분’, ‘잔여가구’ 등을 ‘특별분양’한다는 식이다.

아파트 분양 플랭카드에 ‘인기 계약중’이라고 써 있으면 계약률이 아직 50% 미만이고 ‘잔여가구’, ‘회사보유분’ 분양이라고 해 놓았다면 그래도 절반이상은 계약된 경우가 많다는 게 건설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주택수요자가 아파트를 고를 때 역세권 여부를 따지므로 웬만한 아파트는 모두 역세권을 내세운다. 이때도 주의해야 한다. **역 ‘주변’,‘인근’, ‘인접’이란 표현을 쓴다면 아무래도 걸어서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마을버스로 이동해야할 거리라도 일단 **역 인근, 주변 등이라고 표현한다”며 “이를 역세권으로 오인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분양광고에 ‘역세권’, ‘초역세권’이라고 표현해도 도보로 접근 가능한 거리인지 확실하진 않다. 앞서 언급한 사례처럼 실제로 걸어서 20분이상 걸려도 역세권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역 ‘앞’이란 표현을 쓰는 단지가 가장 확실한 역세권이다.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앞’, ‘옆’ 같은 단어는 과장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10분이상 걸리는 단지엔 쓰지 못하는 표현”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신도시 주변 단지중 ‘신’이 붙은 곳은 주의해야 한다. ‘신’동탄, ‘신’판교 등 ‘신’이 붙은 곳은 실제로 해당 신도시에 위치해 있지 않은 주변 단지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분양을 받을 때 반드시 현장을 방문해 아파트 주변의 도로구조, 대중교통 편의 여부, 역세권 및 학교와의 실제거리, 주변 환경 실태, 혐오시설 유무 등 현장을 확인하고 청약해야 과장된 분양정보의 피해를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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