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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꽃 스퍼트’ 프로야구 정규리그 막판 관전포인트
마지막 스퍼트에 불꽃이 튀긴다. 보통 이맘때면 프로야구 4강 진출팀의 윤곽이 가려져 주축 투수들은 휴식을 취하고 다른 주전들은 체력과 개인기록 관리에 들어가기 마련. 하지만 올해는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가을잔치 주인공들은 정해졌지만 이 네 팀의 자리 경쟁이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기 때문이다. 오는 5일 페넌트레이스 최종일을 앞두고 한 계단이라도 윗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4강팀들의 싸움이 볼만하다.

가장 느긋한 팀은 디펜딩챔피언 삼성 라이온즈다. 프로야구 역대 첫 정규리그 3연패에 바짝 다가섰다. 삼성은 최근 8연승 뒤 3연패의 롤러코스터를 타며 2위 LG 트윈스에 반 게임차로 추격당했지만, 30일 대전 한화전서 최형우, 이정식, 박석민, 박한이 등이 돌아가며 홈런포를 터뜨려 9-2로 대승했다. 이날 4위 두산 베어스에 3-7로 일격을 당한 LG를 다시 1.5게임차로 밀어냈다.

삼성이 한국시리즈 직행에 가장 유리한 고지에 오르긴 했지만 자력우승까지는 남은 세 경기를 모두 이겨야 한다. 1일 현재 73승2무50패를 기록 중인 삼성은 5경기를 남긴 3위 넥센(70승2무51패)에 상대전적이 뒤져 넥센이 올릴 수 있는 최대 승수(75승)보다 나은 기록을 내야 한다. 남은 일정은 비교적 유리하다. 상대전적에서 앞선 한화(8승6패), 롯데(11승4패) 등 비교적 편한 상대를 만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위권 팀에 1패라도 당하면 치명타는 배가 된다. 


2위 LG 역시 롯데·한화와 경기를 남겨놓고 있지만 껄끄러운 라이벌 두산과 일전이 기다리고 있어 마음이 급하다.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로 사기가 올랐던 LG는 내친김에 정규리그 1위까지 노렸지만 두산에 발목이 잡혀 한국시리즈 직행 확률을 뚝 떨어뜨렸다. 3위 넥센에 반 게임차로 추격당하며 2위 자리마저 불안해졌다. 남은 네 경기를 모두 이겨도 넥센이 남은 경기에서 전승하면 2위를 빼앗긴다. 2위와 3위는 하늘과 땅 차이다. 프로야구 사상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팀은 1992년 3위 롯데와 2001년 3위 두산, 단 두 팀 밖에 없었다. 준플레이오프를 피하기 위해선 2위 사수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LG는 30일 두산전서 찬스 때마다 4개의 병살타로 자멸했다. 체력과 집중력이 크게 떨어진 모습이다. 때문에 순위 싸움에 집착, 무리한 승부수를 던져 시즌 내내 유지해 온 평정심을 무너뜨리기 보다는 남은 경기를 신중하게 치르겠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4강팀 순위경쟁의 열쇠는 넥센이 쥐고 있다. 넥센의 9월 성적은 14승4패(승률 77.8%). 어느 팀을 상대해도 지지 않을 것같은 분위기다. 넥센은 선발 투수로 오재영 문성현을 투입시켜 마운드를 강화했고 타석에서는 박병호를 중심으로 강정호 이성열 등이 홈런포를 보탰다. 서건창 서동욱 이택근 김민성 등 상하위 타선 가리지 않고 장타를 때리며 2위 탈환을 눈앞에 뒀다. 수치상으로는 1위도 불가능하지 않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끝까지 가보겠다”는 말로 최소한 플레이오프 직행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정규리그가 레이스의 끝이 아니라는 게 딜레마다. 페넌트레이스 최종일까지 전력질주를 한 뒤 8일부터 시작되는 포스트시즌에 들어가야 한다. 순위경쟁에 힘을 쏟다가 자칫 포스트시즌에서 낭패를 볼 수 있다. 이때문에 4강팀의 한 감독은 “순위가 빨리 결정되는 게 포스트시즌 성적을 생각하면 더 유리하다. 상황을 봐서 빨리 로테이션 정리에 들어가겠다”고 했다. 정규리그 최종일, 과연 어느 팀이 울고 웃을지 전례없는 4강 순위경쟁에 야구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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