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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덕준의 메이저리그 관람석...포스트 시즌 준비하는 류현진
류현진이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몸 풀러 나갔던 지난 30일(이하 한국시간)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패전투수가 됐네요. 승리기록을 땄더라면 또 한차례 화제가 됐을 겁니다. 클레이튼 커쇼(16승) 잭 그레인키(15승)와 함께 LA다저스의 선발투수 3명이 15승 이상과 방어율 2점대를 동시에 달성했을 테니까요.

1990년대 중반 애틀랜타 브레이스의 투수 삼총사를 기억하십니까. 그렉 매덕스,톰 글래빈, 존 스몰츠 트리오 말입니다. 이들 셋이 마운드를 지킨 덕분에 애틀랜타는 아침에 해가 뜨는 것처럼 변함없이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도맡아 놓고 차지했지요. 1998년에는 그들 삼총사가 나란히 방어율 2점대에 15승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15년만에 처음으로 애틀랜타 마운드에 버금가는 선발트리오의 한축으로 류현진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었기에 마지막 경기의 패전기록이 더욱 아쉽네요. 


LA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이 2-0으로 뒤진 상황에서 4이닝만에 류현진의 임무를 마치게 한 것은 포스트시즌의 투수로테이션 순번을 결정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오는 7일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 3차전의 선발투수는 류현진이라는 메시지나 다름없습니다.

투구수 76개로 이닝당 19개씩 던져 다소 많은 피칭을 했기에 워밍업이 충분했다고 판단한 게지요. 개인의 승패 기록은 포스트시즌 승부를 앞둔 사령탑에겐 전혀 배려할 일이 아닐테니까요.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 애틀랜타와 5전 3선승제의 디비전 시리즈를 치릅니다. 원정 1,2차전에 커쇼-그레인키 두 좌우 에이스를 내세울 것이기에 적어도 1승 1패는 확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애틀랜타 터너필드는 인디언의 돌도끼를 상징하는 토마호크를 휘두르는 관중의 함성으로 늘 원정팀을 주눅들게 하는 곳입니다. 올해 애틀랜타가 메이저리그 최고의 홈 승률(56승25패 0.691)을 기록한 것도 그런 구장 분위기와 어느 정도 관계있을 겁니다.

다저스 마운드의 원투펀치인 커쇼와 그레인키가 플레이오프의 ‘죽기 아니면 살기’ 승부에서 터너필드의 살벌한 분위기를 이겨내고 2승을 쓸어담을 수 있을까요. 가능하리라 봅니다.

둘 다 빅리그 최고의 투수에게 수여하는 사이영상 경력을 갖고 있음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어지간한 압박과 부담 쯤은 이겨낼 만큼 ‘내공’을 갖췄습니다. 플레이오프 경험도 있고요.

애틀랜타는 4월부터 8월까지 매달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다가 9월들어서 13승 14패로 부진했습니다. 타선도 부쩍 힘이 떨어져 있습니다. 최근 10년간의 포스트시즌 결과를 보면 9월 성적이 좋았던 팀의 승률이 훨씬 높습니다. 류현진이 다저스타디움에서 맡을 3차전에서 싹쓸이 승리의 마침표를 찍는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말하는 겁니다.

다들 알다시피 류현진은 다저스타디움에서 유난히 자신감이 넘칩니다. 15차례의 홈게임에서 7승 4패 방어율 2.32였습니다. 특히 애틀랜타를 상대로 원정경기 때보다 홈에서 더욱 비교되는 성적을 냈습니다. 지난 5월 18일 터너필드 경기에서는 5이닝 동안 5안타를 맞고 4구를 5개나 내주며 2실점, 비교적 힘들게 치렀지요. 20일 만에 애틀랜타 타선을 홈으로 불러들여 치른 경기에서는 선발 7.2이닝 동안 6안타 1실점에 탈삼진 6개를 잡아내며 압도했습니다.

두 게임 모두 승패와 무관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 팀을 상대로 방어율 2.13, 피안타율 0.224를 기록한 만큼 자신감의 원천으로 부족함이 없습니다. 상대 선발투수는 22살의 콜롬비아 출신 루키 훌리오 테히란으로 거의 굳어졌습니다. 오른손투수 테히란은 승패(14승 8패) 뿐 아니라 여러모로 류현진과 데칼꼬마니같은 성적표를 갖고 있습니다. 닮은 꼴 투수간의 맞대결은 보는 재미를 한껏 끌어올리겠지요? 일주일이 휘리릭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미주헤럴드경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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