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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피트스톱
미하엘 슈마허는 지난해 4월 중국 F1 대회 결승레이스에서 천금같은 재기의 기회를 놓친다. 예선 2위로 결승에 올랐기 때문에 정차 후 타이어 교체 등을 하는 피트스톱만 제대로 이뤄졌더라면 포디움(podiumㆍ시상대)에 오르는 상황까지 기대해 볼만 했지만, 우측 앞바퀴가 완전히 고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피트박스를 떠났다가 3턴 만에 다시 멈춰서고 말았다.

2009년엔 한 레이서가 타이어 교체와 급유을 위한 피트스톱을 했다가 기름을 다 넣지 않은 상태에서 2m짜리 급유관을 달고 달리는 바람에 낭패를 당했다. 피트박스에서의 숱한 과실이 레이싱 사고로 이어지자 F1 주최 측은 2010년부터 피트스톱 때 급유는 금지했다.

피트스톱은 또 다른 전쟁이다. 3초를 넘으면 포디움에 오를 생각을 접어야 한다. 피트맨 중 롤리팝맨이 정차 위치로 유도하면, 잭맨이 차체를 들어 정비 개시를 알리고 차량 앞뒤 상황을 살피는 사이 메커닉(정비사) 3명이 한 조가 되어 바퀴 하나씩을 맡아 교체한다. 롤리팝맨은 이 사이 유리창을 닦고 파손 여부를 살핀다. 피트스톱에는 최대 14명이 참가하며, 한 번 대회를 준비할 때마다 이 훈련만 1000번가량 한다고 한다.


3초 이내 모든 정비를 마치는 피트스톱은 팀워크의 최고 결정체다. 평소 자기 일의 숙련도를 높이는 훈련을 하고,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자기의 본분을 다하며, 서로 믿으면서 공동체의 역량을 극대화할 때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10월 4일 연습주행을 시작으로 5일 예선을 거쳐 6일 결승전을 치르게 될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한국에서도 이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함영훈 미래사업본부장/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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