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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요광장 - 권대봉> 홍익인간(弘益人間) · 이화세계(理化世界)
“널리 인간과 만물을 이롭게…”
교육기본법에 명시된 교육이념
현실의 학교는 폭력으로 얼룩
새로운 가치관교육 절실한 때


다가오는 10월 3일은 개천절(開天節)이다. 개천절은 대한민국의 기원인 단군조선이 서기전 2333년 ‘홍익인간(弘益人間)ㆍ이화세계(理化世界)’라는 대업을 이루기 위해 문화국가 창업을 선포한 날을 기념하는 국경일이다.

‘홍익인간ㆍ이화세계’는 순리를 깨우쳐 세상을 다스려 널리 인간과 만물을 이롭게 하자는 것이다. 순리와 상식이 통하면 백성이 행복해진다. 순리와 상식이 통하지 않으면 분노하는 것이 인간의 속성이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자는 ‘홍익인간’은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할 교육이념으로 교육기본법에 명시되어 있다.

대한민국 교육기본법 제2조(교육이념)에는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陶冶)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人類共榮)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홍익인간ㆍ이화세계’의 대업을 시작한 개천절에 즈음해 홍익인간의 교육이념이 교육현장에서 제대로 구현되고 있는지를 우리나라가 문화국가로 재도약하려는 시점에서 짚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인간다운 삶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 인간관이다. 아이들의 꿈과 끼를 키우려고 교사들이 애쓰고 있지만, 매우 안타깝게도 학교 안팎에서 폭력으로 고통받는 학생이 너무 많다. 폭력과잉의 세상이다. 신체폭력은 물론 언어폭력도 심각하다. 학교폭력 피해학생의 자살로 인해 스쿨폴리스제도가 도입되었지만, 보다 근원적인 교육적 처방이 필요하다. 즉, 인간생명의 존엄성을 체화할 수 있는 인간관이 형성되도록 해 폭력을 내면으로부터 원천적으로 거부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각급 학교에서 학년별로 바른 인간관이 형성될 수 있도록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지 분석해야 한다.

가정은 국가를 구성하는 원초적인 사회집단이다. 가정폭력과 존속살인은 가정관의 결핍에 기인한다. 행복한 가정생활에 대한 이해를 가지는 가정관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지역사회에서 사회관은 행복한 지역공동체 생활의 영위를 좌우한다. 각 개인의 건전한 사회관은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민주사회를 발전시키는 동력이 되기도 하다.

자주적 생활능력을 위해서는 직업관이 형성되어야 한다. 대졸자 과잉공급으로 인한 구조적 실업도 문제지만, 청년의 중소기업 기피로 인한 자발적 실업은 더 큰 문제다. 한국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고 근로자의 88%가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구인난이고 청년은 구직난이다. 덴마크는 의무교육 기간 ‘교육-직업-노동시장 오리엔테이션’ 과목을 이수해 직업관 형성에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도 교육과정이 중소기업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할 수 있도록 짜여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민주국가의 발전을 위해서는 국가관이,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세계관이 필요하다. 바른 국가관이 확립되면 국경일인 개천절을 공휴일로만 여기지 않고, 국민 각자가 문화국가의 구성원으로서 긍지를 가질 수 있다. 바른 국가관 확립으로 나라의 경제발전과 안보를 튼튼히 해 다시는 나라를 잃는 오욕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교육이 지식교육에 머물러서는 인격을 도야하기 어렵다. 가치관 교육이 필요하다. 인간관, 가정관, 사회관, 직업관, 국가관, 세계관 등 6관(觀)의 가치관이 형성될 수 있는 새로운 교육을 통해 홍익인간의 교육이념을 구현해야 국민이 행복해지고 대한민국이 문화국가로 우뚝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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