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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년만에… ‘태극기 휘날린’ 레슬링
김현우·류한수 세계선수권 金
악재 딛고 전화위복 값진 성과


한국 레슬링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4년 만에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올렸다. 최근 국내외에서 잇따라 악재가 터졌던 터라 기쁨은 배가됐다.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현우(25·삼성생명)와 신예 류한수(25·상무)는 23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13 시니어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그레코로만형 74㎏급과 66㎏급에서 나란히 금메달 2개를 획득했다.

런던올림픽에서 66㎏급 금메달을 목에 건 김현우는 올해 한 체급을 올리는 모험을 감행하고도 이날 런던올림픽 74kg급 챔피언인 로만 블라소프(러시아)를 2-1로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미 올림픽과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제패한 김현우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정상에 오르면 박장순, 심권호에 이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또 올해 처음 태극마크를 단 류한수는 66kg급 결승에서 이슬람베카 알비예프(러시아)를 5-3으로 제치고 ‘깜짝 금메달’을 신고했다.

세계선수권 금메달은 1999년 김인섭(그레코로만형 58㎏급), 손상필(그레코로만형 69㎏급), 김우용(자유형 54㎏급) 이후 무려 14년 만이다. 한국 대표팀은 최규진이 55㎏급 은메달, 우승재(이상 조폐공사)가 60㎏급 동메달을 보태며 이번 대회서 금메달 2개와 은·동메달 각각 1개씩을 수확, 부활의 청신호를 켰다.

전화위복. 대내외적으로 악재가 터졌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30년간 한국 레슬링을 뒷바라지해 온 삼성이 지원을 중단하면서 대한레슬링협회가 새로운 후원사를 찾아 나서야 했고, 올해 초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레슬링을 하계올림픽 핵심종목에서 탈락시키며 위기를 맞았다. 이달 초 IOC총회에서 레슬링이 다시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며 한숨을 돌렸지만 여전히 협회 스폰서는 찾지 못한 상황.

그러나 국제레슬링연맹(FILA)의 룰 개정은 한국 레슬링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좋은 발판이 됐다. FILA가 새롭게 개정한 룰이 우리 선수들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 종전 2분 3회전의 세트제가 폐지되고 3분 2회전의 포인트제로 바뀌었는데, 더 많은 포인트를 따내기 위해선 6분 내내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해야 한다. 체력이 좋은 한국 선수들에게 반가운 규정이다. 올 초 지휘봉을 잡은 안한봉·박장순 대표팀 감독도 체력훈련의 강도를 끌어올리며 선수들을 독려했고 마침내 세계선수권 금메달 쾌거의 달콤한 열매를 맛봤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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