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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 ‘무쇠팔 최동원’ 이 돌아왔다
2주기 맞아 사직구장에 동상 건립…부산시민 · 야구팬 성금으로 제작…불세출의 투수 그리워하는 팬들의 정성 담겨
청년 최동원이 돌아왔다. 그가 다시 선 곳은 무쇠팔 흔들며 그토록 오고 싶어 했던 고향 부산 사직야구장.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보였던 병약한 얼굴도, 깡마른 몸도 아니다. 힘 있게 채는 단단한 오른팔에선 금방이라도 광속구가 튀어나올 것만 같다. 금테안경 너머론 타자를 주눅들게 했던 눈빛이 여전히 날카롭게 빛나는 듯하다.

오는 14일 ‘불세출의 투수’ 고(故) 최동원 2주기를 맞아 부산 시민과 야구팬들의 성금으로 제작된 ‘무쇠팔 최동원’ 동상이 부산 사직구장에 세워진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곽순곤 씨의 작품은 높이 2.4m, 가로 0.97m, 세로 2.25m 규모로, 생전 최동원이 역동적으로 공을 던지는 모습을 표현했다. 동상에는 최동원을 그리워하는 시민과 기업들의 정성이 담겼다. 작게는 1만원부터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성금이 이어졌다. 롯데 자이언츠는 기부금 1억원을 냈고 프로야구선수협회도 1000만원을 보탰다. 동상 건립을 주도한 최동원기념사업회 이사장 권기우 변호사는 ‘무쇠팔 최동원’이라는 이름을 동상에 붙였다. 생전 고인과 일면식도 없었지만 동시대를 살았던 야구팬이라는 이유로 자비를 투자해 기념사업회를 만들었다. 그는 “무쇠팔에는 ‘희생’이 담겨 있다. 한국시리즈 4승, 81경기 완투는 팀을 위한 희생정신 없이는 이룰 수 없는 기록들이다. 그래서 꼭 ‘무쇠팔’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다”고 했다. 


최동원은 한국 야구사에 많은 기록을 남겼다. 그 가운데 1984년 한국시리즈 4승의 대기록은 전무후무하다. 1차전서 4-0 완봉승을 이끈 최동원은 3차전에서 3-2 완투승을 거뒀다. 5차전에 또 선발등판해 패전투수가 됐으나 6차전에서 구원등판, 5이닝을 던져 승리했다. 이어 7차전에서 다시 선발로 나와 6-4 완투승을 거뒀다. 1987년 5월 선동열(당시 해태)과 15이닝 맞대결 명승부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롯데의 에이스로 사랑받았지만 1988년 프로야구선수회 창립을 주도한 괘씸죄에 걸려 삼성으로 트레이드됐고, 결국 감독으로 고향 팀에 오고 싶다는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대장암으로 생을 마감했다. 권기우 이사장은 “말로만 영웅, 말로만 전설이라고 하지 말고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자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라며 “내년에 두 번째 계획인 ‘최동원 투수상’을 제정하고, 그 다음엔 경남 지역에 지어지고 있는 야구장 중 한 곳에 ‘최동원 야구장’의 이름을 걸고 싶다”고 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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