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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혜원의 골프 디스커버리> 차원 다른 코스세팅 한화금융클래식…선수들은 성장한다
지난주 막을 내린 한화금융클래식은 선수들이 가장 주목하고, 우승을 하고 싶어하는 대회다. KLPGA 투어 중 최고의 상금을 자랑하는 대회이기 때문이다. 이 대회의 총상금은 12억원으로, 여느 KLPGA 대회의 배가 넘는다. 우승상금도 3억원으로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상금 순위가 급상승하기 때문에 선수들에게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대회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다른 대회는 좀 쉬면서 쳐도 된다”고 하는 농담이 선수 사이에서 나올 정도다.

한화금융클래식은 대회 규모가 큰 만큼 코스의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좁은 페어웨이, 시각적으로 두려움을 느끼도록 만들어놓은 코스디자인, 대회 4개월 전부터 준비한 긴 길이의 러프는 많은 선수의 발목을 잡았다. 상금 랭킹 상위권에 있는 내로라하는 선수도 줄줄이 오버파를 쏟아내며 일찌감치 선두경쟁에서 멀어졌다. 국내 어떤 대회보다도 러프 길이가 길었기 때문에 선수들은 러프에 빠지면 여지없이 레이업을 해야 했고, 샷을 하는 데 애를 먹는 모습이 역력했다. 대회를 마치고 만난 선수들은 긴 러프에 위축되어 제대로 드라이버샷을 치지 못했다고 얘기했다.

그와 달리 이번 대회에 초청된 미국 LPGA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러프가 무척 길기는 하지만 LPGA 투어는 이런 코스 세팅을 하는 대회가 종종 있기 때문에 그렇게 힘들지는 않다고 말했다. 코스 세팅이 까다롭기는 해도 해볼 만하다는 입장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수준 높은 투어를 뛰고 있고 이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코스의 난도에 그다지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느낌을 줬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이번 대회가 오랜 대회 코스 준비를 통해 선수들에게 어려운 코스 경험을 제공하고 기량이 한 단계 더 높아질 수 있도록 기여를 했다는 점에서 찬사를 보내고 싶다. 이 코스에서 경기하고 난 선수들은 다른 코스의 러프는 별로 어렵지 않게 느껴진다고 얘기한다. 비록 고생은 했지만 선수들에게 큰 배움의 기회가 됐음이 틀림없다. 모든 대회의 코스가 어려울 필요는 없지만 선수들이 세계적 수준의 기량에 이르도록 하려면 가끔은 이러한 난이도의 코스 세팅이 필요하다. 한화금융챔피언십은 단순히 대회를 여는 것에 중점을 두고 총상금을 높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간과하기 쉬운 코스 세팅에 심혈을 기울였다. 일부러 러프를 길게 하는 수고를 하는 등 대회를 한 차원 더 높게 만들었다. 선수들에게 수준 높은 코스 전략을 하게 만들었고, 긴 러프에서의 샷을 배우는 데 큰 도움을 줬다. 대회를 준비한 모든 관계자와 어려운 코스를 공략하느라 수고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예전과 달리 한국여자프로골프가 대회 수가 많아지고 상금도 늘어나면서 KLPGA 투어는 안정적인 상태로 접어들었다. 그러면서 선수들의 기량도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대회 질적인 면에서의 개선도 이루어가고 있다.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을 거듭함으로써 대한민국 여자 골프의 미래가 더 환히 밝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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