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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 - 안경수> 토론식 창의교육이 미래 인재 키운다

이제는 미래지향의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토론식 교육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입시위주, 성적지상주의 교육으론 미래의 무한경쟁에서 한국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틈만 나면 “한국의 교육을 배우라”고 말한다. 지난 6월에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무어스빌 중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고속 인터넷을 사용하는 미국 학생은 20%에 불과한데, 한국은 100%”라며 한국의 디지털교육을 극찬했다. 심지어 한국에서는 선생님들이 ‘국가를 세우는 사람’으로 인식된다며 미국에서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분들에게 같은 수준의 존경심을 보여줘야 한다고까지 말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칭찬이 기분 좋은 얘기임에는 틀림없지만, 한국의 교육현실과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참으로 쑥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7일 열린 인천교육포럼에서 발표된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교사와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으며 학생의 약 85%가 과외를 받고, 학교에서는 집단괴롭힘과 학교폭력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읽기, 수학, 과학 등의 성취도에서는 OECD 회원국 가운데 상위권에 포진돼 있으나 흥미도에서는 14~15위로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교육이 효율성 면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틀림없지만, 정작 학생들이 필요로 하고 절실하게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는 물음에는 다들 고개를 저을 것이다. 현재 한국의 교육은 단편적인 문제풀이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타인과 더불어 사는 능력이나 자기조절 능력을 길러주지 못하기 때문에 인성교육을 한탄하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다. 현대사회는 고차원적인 인지능력과 대인관계능력을 갖고 자기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자기관리형 인재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성적지상주의 교육으로는 이 같은 요구에 부응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배출된 노벨상 수상자의 30%를 차지하고, 세계 500대기업 최고경영자(CEO)의 42%를 차지하는 유대인들의 교육내용을 보면 답은 자명해진다. 바로 토론식 교육이다. 유대인들의 교육방식은 어렸을 때부터 토론과 질문을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왜 그럴까”라는 질문과 토론과정을 거치면서 확실하게 이해해 나가는 방식이다. 우리 교육의 현실은 이런 토론문화와 거리가 멀다. 학생들은 고등학교 때는 물론이고, 대학에 들어와서도 토론과는 동떨어진 생활을 한다. 암기와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갑자기 토론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지 모른다. 때문에 토론에 초점을 둔 창의교육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저마다 다른 재능을 키워주고 창작의지를 북돋워주는 교육시스템이 하루빨리 정착돼야 한다. 다행히 박근혜정부는 성적 위주의 일관된 학습 형태에서 탈피하고 창의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교육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중학교 1학년생에게 한 학기 동안 시험을 보지 않고 체험학습을 하도록 한 것 등은 매우 환영할 만한 조치로 보인다.

한국이 어려운 환경에서 세계경제 강국으로 우뚝선 가장 큰 요인은 교육열 때문이었다. 부모들은 배를 곯아도 아이들은 좋은 학교에 보내야 한다는 교육신념이 지금의 한국을 이끌어온 원동력이다. 그 원동력은 지금도 다르지 않다. 다만 이제는 미래지향의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토론식 교육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입시위주, 성적지상주의 교육으론 미래의 무한경쟁에서 한국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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