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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담배
담배의 원산지는 남미 중앙의 고원지대로, 이곳 원주민이 언제부터 담배를 피웠는지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1492년 콜롬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 이것이 세계화하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강한 중독성 때문이다.

남미에 첫발을 디딘 일부 유럽 기독교인은 이를 ‘악마의 연기’라며 꺼려했지만, 그 힘은 강했다. 유럽에 담배가 전파된 것은 16세기 중반이며, 그로부터 약 50여년 만인 17세기 초반 중국을 거쳐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끝까지 넘어왔다.

한국에는 임진왜란 이후 전파됐는데 그 후 몇 년 만에 급속히 확산돼 이를 재배하는 가구가 크게 늘어났다고 한다. 19세기 후반 한국을 찾은 유럽인은 여성과 어린아이까지 담배를 피우는 모습에 깜짝 놀랐고, 1907년 국채보상운동 당시에는 금연으로 돈을 모으자는 결의까지 이루어졌으니 담배연기가 얼마나 자욱했는지 짐작이 간다.


의학적으로 담배는 신대륙 발견 시기의 기독교인이 정확했던 것 같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연세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130만명의 질병정보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도 마찬가지다. 이번 조사 결과 흡연자의 후두암 위험은 비흡연자의 6.5배, 폐암은 4.6배, 식도암은 3.6배 높았다. 이는 개인의 건강과 경제적 고통은 물론 건강보험료 지출 등 사회적 비용을 증대시킨다. 건보공단은 이를 근거로 담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니 사회적 이슈가 불가피하게 됐다.

이렇게 담배가 건강과 사회에 유해하지만, 금연이 얼마나 힘든지는 중독된 사람은 잘 안다. 한 개비의 담배보다 무서운 게 중독성이다. 담배를 끊고, 소송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시 가장 좋은 것은 애초부터 배우지 않는 것이다.

이해준 문화부장/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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