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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자 다이제스트>
▶그들에게 린디합을/손보미 지음/문학동네=손보미의 소설은 한 편의 부조리극처럼 보인다.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설명이 불가능한 숙명과도 같은 것, 어떤 우연을 바라보는 태도 같은 게 닮아 있다. 어떤 만남과 우연적 상황이 만들어내는 주인공의 비극적 상황 속에서 막장드라마라면 울고불고 때리고 차는 요란이 벌어지겠지만 작가는 조용히 상황을 따라갈 뿐이다. 이는 거리두기 효과 탓이 크다. 콘서트장에서 총기 난사로 죽은 아들을 둔 장의 이야기 ‘담요’와 이 이야기를 약간 변주해 아들이 죽는 대신 장애가 된 상황을 그린 ‘애드벌룬’을 통해 작가는 삶이란 것을 조용히 응시한다. 일정한 거리를 둔 고전적 스타일의 건조한 문체는 이런 상황과 꽤 잘 어울린다.

▶인간은 유전자를 어떻게 조종할 수 있을까/페터 슈포르크 지음, 유영미 옮김/갈매나무=암 치료 분야 등에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후성유전학의 세계를 쉽게 설명해 놓았다. 후성유전학은 환경에서 받는 신호가 어떻게 유전자의 활동을 선택하고 변화시키고 조절하는가를 연구하는 학문. 유전형질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분자생물학적 정보를 다룬다. 신경생물학 박사이자 독일의 과학 저널리스트인 페터 슈포르크가 강조하는 것은 유전 숙명론에 빠지지 말라는 것이다. 유전자의 꼭두각시가 아니며, 우리는 유전물질에 영향을 미칠 기회들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서식이 털의 색깔에 미치는 영향 등 흥미로운 후성유전학의 연구결과와 전망을 체계적으로 담아냈다.

▶대통령 의전의 세계/김효겸 지음/RHK=헌정사상 최다, 최대 규모의 의전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실이 의전의 A부터 Z까지 의전의 모든 것과 특급 노하우를 담았다. 의전은 국가가 관여하는 공식행사와 의식의 규범, 개인이나 조직 간 공식관계에서 지켜야 할 예의를 말한다. ‘의전의 꽃’으로 불리는 대통령 의전은 한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다. 의전은 리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라는 점에서 철저한 계획과 준비가 요구된다. 저자는 대통령 의전이란 무엇인지, 대통령 행사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세계적 규모의 행사개최가 늘면서 마이스 산업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지는 의전의 지침서가 될 만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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