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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기후무기
# 인도의 우주비행기지인 스라하리코타와 중국의 우주센터 문창에서 2개의 로켓이 동시에 발사됐다. 엄청난 양의 황산화합물이 실려 있는 이 로켓은 20㎞ 상공에서 해체돼 냉각성분을 방출하게 된다. 워싱턴은 군사적 대응을 자제하고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아이오와주에 6월 초 눈이 내리고 알래스카에서 수천 개의 수도관이 파열되고 북동부지역에서 기록적 한파로 수천명이 얼어죽는 일이 벌어지자, 미국과 유럽은 즉각 로켓 발사를 중단할 것을 선언한다. 아시아 냉각 동맹은 이에 맞서 워싱턴과 유럽연합이 대대적인 이산화탄소배출량 감축에 나서라고 촉구한다. 냉각 로켓이 쥐도 새도 모르게 공중 폭파되자 아시아는 다른 방안을 강구한다. 여객기와 군용기 연료에 황산화성분을 가미한 것이다. 드디어 냉각전쟁이 시작된다.

독일 저널리스트 안드레아스 릴케가 쓴 ‘냉각전쟁’의 시나리오다. 히말라야의 빙하수를 젖줄로 삼고 있는 인도ㆍ중국ㆍ파키스탄ㆍ네팔 등 아시아 각국이 온난화로 빙하 소실이 빠르게 진행되자 생존의 위험을 느껴 냉각전쟁을 불러온다는 분석이다.


기후무기는 문명의 종말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대놓고 말하지 못하지만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음모론으로 종종 등장한다. 2004년 인도네시아 아체 지역에서 발생한 쓰나미가 바로 한 예. 인도네시아에서 16만명이 사망한 것을 비롯, 10여개국에서 모두 23만여명이 사망하자 영국 BBC는 동남아 지진해일의 원인으로 미국의 환경무기 실험을 지목했다. 2011년 아이티 지진 때에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노골적으로 “아이티 지진은 미국의 기후무기로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꺼져가는 문명의 마지막 보루인 영원히 달리는 ‘설국열차’의 배경에도 바로 기후무기가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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