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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입추(立秋)
푹푹 찌는 폭염에 게릴라성 폭우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어느덧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추(立秋)를 맞았다. 절기상 입추부터 11월 초순의 입동 전까지 3개월을 가을로 구분한다. 올해는 8월 7일이 입추이고 11월 7일이 입동이므로 가을의 문턱에 막 접어든 것이다. 체감 절기와는 큰 차이가 있지만, 곡식이 무럭무럭 자라 결실을 맺는 가을을 준비하라는 지혜가 담긴 절기 구분이다. 입추가 되면 ‘벼가 자라는 소리에 개가 짖는다’는 말도 뜨거운 바람에 결실을 맺기 가장 좋은 계절임을 나타낸다.

입추는 항상 더위가 초절정에 이르는 시기였다. 서울을 기준으로 지난 30년(1981~2010년) 동안의 평균기온을 보면 입추가 포함된 8월 상순이 26.5도 전후에 달했다. 7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평균기온이 26.7도로 가장 높았고, 3일부터 10일까지는 26.5~26.6도를 오르내렸다. 하지만 입추를 지나 8월 중순으로 접어들면 뚝뚝 떨어진다. 8월 15일 평균기온은 26.3도로 약간 떨어지지만, 20일이 되면 25.4도, 25일엔 24.4도로 내려간다. 태양의 열기가 꺾이는 것이다.

올해엔 남부지방에선 폭염이, 중북부지방에선 최장의 장마가 지속되는 이변이 발생해 이런 통계가 얼마나 유의미하게 맞아떨어질지는 모른다. 하지만 달도 차면 기울듯이,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는 것은 하늘의 이치다. 입추를 지나 닷새 후면 말복(12일), 그 11일 후엔 ‘모기의 입도 삐뚤어진다’는 처서(處暑)다. 지금 아무리 더위와 게릴라성 폭우가 기승을 부리더라도 이 또한 물러갈 것이다. 그 순리에 따른다면 오늘의 더위나 삶의 힘겨움도 능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해준 문화부장/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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