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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향하여!…박인비 날다
브리티시여자오픈 오늘 오후 티오프
모친 식단관리 · 멘탈코치 심리훈련
최상의 컨디션으로 대회 돌입

美언론 故구옥희와 인연 소개 등
그랜드슬램 도전사 집중조명

박인비 “즐기는 마음으로 임하겠다”


‘이제, 쉿!’

‘Quiet please(조용히)’ 팻말이 솟구쳤다. 그를 향한 전세계의 뜨거운 관심, 눈부신 카메라 플래시, 갤러리들의 환호성도 이제 다 숨죽일 때가 왔다. ‘골프의 성지’에서, 아무도 오르지 못한 ‘성지’를 밟기 위한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다.

‘메이저퀸’ 박인비(25·KB금융)가 마침내 세계 골프사에 남을 불멸의 기록을 향해 역사적인 티샷을 날린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는 1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영국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루스 골프장 올드코스(파72·6672야드)에서 열리는 시즌 네번째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사상 첫 캘린더 그랜드슬램 도전에 나선다.

4월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6월 LPGA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 등 올시즌 3차례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한 박인비가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도 정상에 오르면 남녀 프로골프를 통틀어 사상 최초로 한 시즌 4대 메이저 타이틀을 석권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이루게 된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등 그 어떤 레전드들도 이루지 못한 눈부신 위업이다.

박인비는 이날 오전조에서 베아트리스 레카리(스페인), 조디 섀도프(잉글랜드)와 티오프한다. 오후에 시속 30km의 강풍이 예보돼 오전조가 유리하다. 한국시간으로는 오후 3시3분이다. 

박인비의 컨디션은 최상이다. 한국에서 날아온 어머니 김성자 씨는 박인비가 좋아하는 한식과 홍삼물로, 멘탈코치인 조수경 박사는 긴장을 풀고 플레이에 집중하는 심리훈련으로 박인비 곁에서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 박인비는 “즐기는 마음으로 편하게 임하겠다”고 담담한 각오를 밝혔다.

경쟁자들도 박인비의 신기록 달성 여부에 관심과 응원을 보내고 있다. 1,2라운드에서 함께 플레이하는 레카리는 “박인비 덕분에 여자골프 자체가 주목을 받게 됐다. 그렇다고 이번 대회에서 박인비의 우승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우승은 내가 하고 싶다”고 웃으면서도 “박인비가 지금까지 이룬 업적은 사실 누구도 믿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카트리나 매슈(스코틀랜드)는 “소렌스탐이 박인비의 퍼트를 가졌다면 무적이 됐을 것이다. 박인비는 정말 엄청난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고 했다.

해외 언론들도 연일 박인비의 그랜드슬램 도전을 집중 보도하고 있다. CNN은 “박인비가 불멸의 기록에 바짝 다가섰다”고 했고, 골프채널은 “그랜드슬램에 대한 폭풍같은 관심 속에서도 박인비는 놀라울 만큼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1961~1962년 두 시즌에 걸쳐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미키 라이트(78·미국)는 “내가 이제까지 본 선수 중 최고의 퍼트 실력을 가졌다. 박인비가 브리티시오픈은 물론 9월 에비앙 챔피언십까지 싹쓸이했으면 좋겠다. 아무도 박인비의 업적을 따라갈 수 없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박인비와 얼마전 작고한 구옥희의 일생을 비교해 눈길을 끌었다. 이 매체는 “구옥희가 1988년 스탠다드 레지스터 클래식에서 한국 여자 골프 사상 첫 LPGA 우승하고 4개월 뒤 박인비가 태어났다. 그리고 구옥희가 눈을 감은 올해, 박인비가 세계 골프사에 남을 위업에 도전한다”며 “한국 여자 골프의 개척자 구옥희가 걸어간 위대한 길을 박인비가 조용히 따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인비가 또한번 신들린 샷과 퍼트로 새 역사를 쓸 수 있을까. 전세계 골프팬들의 뜨거운 시선이 박인비에게 집중되고 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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