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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재곤의 스포츠 오딧세이> 경기장 찾는 대통령을 보고싶다
중부지방의 긴 장마가 40일을 넘어서고 있다. 그만 그치면 좋으련만 8월초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한다. 비바람이 부는 날은 바짓단과 양말에 빗물이 흥건히 스며들 정도다. 가뜩이나 바쁜 출근길을 더욱 힘들게 한다.

서둘러 탑승한 지하철의 기온마저 26도를 가리키고 있다. 후덥지근해서 땀이 쉽사리 멈추질 않는다. 각각 등을 맞대고 서있는 승객들 사이로 듬성듬성 다시 또 다른 열이 만들어진다. 착석한 승객을 제외하고 같은 칸에 3개의 횡렬이 서서가게 되는 거다. 밀착된 어깨 간격을 유지하면서 신체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던히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한 칸의 적정인원인 160명을 초과해서 근 200명이 넘는 승객이 같은 칸에 타게 된다.

상대방의 체온과 체취를 앞뒤와 옆에서 느끼는 것은 당연지사다. 더군다나 노선별로 약냉방칸과 약냉방 좌석은 순간온도가 30도를 육박하기도 한다. 기관사도 매뉴얼에 따라 적정온도를 유지하려고, 수시로 냉방기를 가동하지만 습하고 더운 것을 막을 수가 없다. 방법은 적정온도를 하향조정하면 된다. 

하지만 원전비리로 인해 23기중 9기가 점검 또는 고장임을 알기에 시민들 스스로가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면서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그 누구도 덥다고 큰소리로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지 않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게 된다. 다만 휴대폰으로 기관사에게 온도를 내려줄 것을 부탁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자신도 솔선수범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예방할 때 청와대의 에어컨은 가동이 중단된 상태였다. 이처럼 대통령의 지침과 일관된 정책추진이 중요하다.

국가지도자들은 한 장의 사진을 통해 자신의 속내와 의도를 드러낸다. 대통령은 집권초기에 북한의 경거망동에 따른 한반도 정세변화를 가늠하고 안정화를 기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사진도 안보와 국방이 주류를 이뤘다. 결연한 의지와 신뢰감이 국민에게 전해졌다. 다음 사진은 호국과 보훈이었다. 영령들에게 보내는 숭고한 자세를 한눈에 알게 했다. 그런데 그 다음 사진 역시 예측가능하다면 과연 국민들은 어찌 생각할까? 메시지 반복으로 인해 주목률이 떨어지고 식상함과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스스럼없이 권위를 내려놓고 파안대소하며 주위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사진에서 국정운영의 안정감과 인간미를 더 느끼기 마련이다. 그 장면은 경기장에서 자연스럽게 노출될 수 있다.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선수에게 빠짐없이 축전을 보내는 다정함과 함께 이제는 스포츠팬들과 현장에서 직접 감성적 교류를 시도해볼 때이다.

경호상의 문제와 관중들에게 줄 불편함보다 더 큰 환희와 순간적인 추억을 국민은 담아갈 수 있어 좋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축구팬임을 당당하게 드러내며 스포츠팬들과 그 시간을 즐기고 있다.

지리한 장마가 끝난 어느 날 환하게 웃으며 경기장을 찾는 대통령의 사진을 상상하고 싶다. 모름지기 그 사진 한 장으로 스포츠정책은 더욱 힘을 받게 될 것이다.

칼럼니스트/aricom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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