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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물 폭탄 장마철에 내부분란 중인 기상청
수도권과 강원북부 지방에 물 폭탄을 쏟아낸 도깨비 장마가 이번 주말까지 지속된다고 한다. 이런 사이 남부지방은 열흘 이상 유례없는 폭염으로 주민들이 지칠 대로 지쳤다는 소식이다. 보기 드문 샌드위치 장마전선으로 기상청 역시 연일 곤욕을 치를 것이다.

지난 주말 기상청은 경기도 일원에 늑장 호우주의보를 내려 많은 비난을 샀다. 국지성 폭우는 예보가 어렵다는 게 기상청의 변명 아닌 변명이다. 그러나 기상청의 헛다리짚기 예보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정 학맥이나 인맥 간에 난무하는 파벌싸움, 투서와 구설이 그것이다.

기상청이 195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다목적 기상 항공기를 도입하면서 이 분야와 전혀 무관한 업체와 계약을 한 사실이 들통 났다. 문제의 이 업체와 특수 관계인 기상청 고위간부는 지금 사정당국의 내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상부에 고분고분하지 않은 산하기관 간부에 대해서는 국무조정실 조사내용을 왜곡하면서까지 해임을 강요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고급 리조트에서의 호화 세미나 비용은 물론 스키 등 오락비까지 산하기관에 떠넘겨 빈축을 샀는가 하면, 산하기관 일부 간부는 여직원 성희롱 사건으로 불명예 퇴진의 쓴맛을 보기도 했다.

기상예보는 이제 단순 일기예보가 아니다. 기업은 물론 국민 개개인의 경제적 손실과 직결된 삶의 일부다. 이런 중차대한 과업을 차질 없이 완수하려 들기 이전에 이권개입에 눈멀고 패거리 싸움이나 하는 기상청이라면 더 두고 볼 수 없는 일이다. 엇나간 기상예보로 인한 피해는 비일비재하다. 그로 인한 재난과 재해에 대해서도 무거운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늘 재난안전대책본부나 해당 공무원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데도 기상청은 남의 일 보듯 해 온 것이 사실이다.

전문분야일수록 특수 업무를 특수 집단이 수행하게 되면 검은 돈 거래가 횡행하게 마련이다. 지난해 조석준 기상청장은 장비도입과 관련된 비리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지금 수사가 진행 중이다. 국민적 분노를 산 원전 마피아라는 특수 집단에 의해 자행된 원전 비리와 규모의 차이가 있을 뿐 똑 닮았다.

사정이 이런데도 관리감독 기관은 그동안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4대강 사업 조사를 손바닥 뒤집듯 하기보다 이런 것을 바로잡는 것이 감사기관의 우선 책무다. 더구나 기상청은 투서가 많기로 소문난 기관 중의 하나로 알려진 지 오래다. 사회개혁은 이런 공공부문의 잘못부터 제대로 뜯어고칠 때 더 큰 호응을 얻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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