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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 홍길용> ‘D학점 국회’ 계절학기라도 수강해라
‘NLL논쟁 끝장내고 관련 청문회 열기 위해 7월 임시국회를 열자’ (민주당 의원 74명)

‘7월에는 본회의장 공사 때문에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7월 임시국회 개최 여부를 둔 여야의 입장이다. 정쟁(政爭)하자고 국회 열자는 야당이나, 아직 멀쩡한 회의장을 호사스럽게 꾸미는 ‘보수공사’하자고 국회를 못 연다는 여당이나 참 옹색하다. 하긴 속셈이 빤히 보이기는 한다.

민주당 입장에서야 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했고, 새누리당이 2007년 대선 전 남북정상 대화록을 입수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으니 이 기회에 여당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죄겠다는 의도를 가질 만하다. 새누리당도 내부 회의 내용이 유출되면서 대화록 사전 입수 의혹까지 불거지자 NLL 논란을 더 이상 끌고 가는 것에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그런데 여야 모두 민생국회가 됐어야할 6월 국회를 ‘NLL 정쟁’으로 점철시킨 데 대한 부끄러움이라곤 손톱만큼도 엿볼 수 없다. 2일 끝나는 6월 임시국회에서는 지난 4월 국회에서 미뤄 넘어온 법안조차 제대로 처리 못할 정도로 성과가 초라하다. 말로만 민생국회였다.

물론 국회의원 입장에서는 꼭 본회의가 열려야만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상임위야 늘 열 수 있고, 각종 공청회를 통한 여론수렴도 가능하다. 지역구 현안을 챙기는 것도 업무 중에 하나다. 하지만 본연의 기능인 입법활동을 위해서는 본회의라는 마지막 절차가 중요하다. 심지어 동료의원 체포를 막기 위해 ‘방탄국회’도 불사했던 여야가 아닌가?

지금 국내외 경제상황이 난리다. NLL 때문에 미뤄졌던 민생현안 처리하자고 임시국회 요구하는 야당, 집기 바꾸는 공사 따위야 뒤로 미루자고 화답하는 여당을 기대하면 욕심일까? NLL공방은 국정조사 특위에 맡겨두고, 상임위와 본회의는 민생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면 된다.

7월은 국회의원들에게도 휴가기간인데, 본회의를 또 열자면 반갑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학기 중 성적이 좋지 않으면 방학 중 계절학기라도 수강해야 하는 게 학생의 본분이 아닐까?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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