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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바 왓슨의 두 얼굴? 캐디에 화풀이하는 모습 생중계 ‘맹비난’
지난해 마스터스 챔피언 버바 왓슨(34·미국)이 경기 도중 캐디에 화풀이하는 모습이 그대로 TV에 생중계돼 현지 언론과 골프팬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왓슨은 24일(한국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리버 하이랜즈 TPC에서 막을 내린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 공동선두로 4라운드를 시작했지만 이날 이븐파 70타를 쳐 합계 10언더파 270타로 4위에 머물렀다.

사단은 2타차 선두를 달리던 16번홀(파3)에서 났다. 8번과 9번 아이언 사이에서 고민하던 왓슨에게 캐디 테드 스콧은 9번 아이언을 건넸다. 그런데 갑자기 맞바람이 불어와 왓슨의 티샷이 그린 앞 해저드에 빠져버렸다. 순간 표정이 경직된 왓슨은 혼잣말로 “물에 빠졌군. 그 클럽으로 했는데 말야. 그래, 물에 빠져버렸어”라며 신경질적으로 중얼거렸다.

드롭 후 친 세번째 샷. 이번엔 공이 그린을 훌쩍 넘어가 버렸다. 그러자 왓슨은 캐디에게 짜증을 내며 “나한테 야디지 제대로 말하고 있는 거야?”라며 쏘아붙였다. 캐디가 골라준 클럽과 알려준 야디지가 잘못돼 미스샷을 냈다는 얘기였다. 문제는 왓슨이 화풀이하는 모습과 목소리가 중계방송 카메라와 마이크에 고스란히 잡혀 생중계됐다는 것이다. 왓슨은 결국 이 홀에서 트리플보기를 하며 선두 자리를 내줬다.

사진=유튜브 캡처

왓슨은 미국인들에게 ‘가정적인 남편’ ‘기부천사’의 이미지로 각인된 터라 팬들의 충격은 더했다. 2000년대엔 다소 신경질적인 골퍼였지만, 2009년 아버지 게리와 아내 앤지가 잇따라 암 판정을 받으면서 환골탈태했다. 가정에 충실하고 기부를 생활화하는 선수로 변모했다.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순간 어린아이처럼 펑펑 운 모습은 아직도 팬들의 기억에 남아 있다.

하지만 이날 왓슨의 부적절한 태도에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비난 일색이다. 야후스포츠는 “선수들은 캐디에게 클럽선택과 야디지를 의존하지만 마지막 결정은 전적으로 선수의 몫이다. 캐디를 비난한다는 것은 비디오게임을 하다 컨트롤러(조작기)에 화풀이하는 것과 똑같다”고 꼬집었다.

골프채널도 “왓슨은 2010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뒤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짜증을 다 받아준 캐디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 캐디가 바로 이날 백을 멘 스콧”이라며 “왓슨은 매우 좋지않은 골퍼의 태도를 보였다”고 비난했다.

왓슨의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자 스콧은 PGA투어닷컴과 인터뷰에서 “클럽을 잘못 골라준 내게 100% 책임이 있다. 완전히 내 잘못이다”고 사태를 무마하기 위해 애를 썼다.

왓슨은 경기 후 흥분을 가라앉힌 후 자신의 SNS에 “16번홀에서 클럽을 잘못 선택하긴 했지만 즐거운 대회였어요. 골프팬들과 투어 주최측 모두에게 감사드려요!”라고 남겼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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