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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설CEO ‘재무통 전성시대’…불황의 구원투수?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주택시장과 건설경기 침체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건설사들이 늘어나면서 ‘재무통’ 최고경영자(CEO)가 급부상하고 있다. 긴축경영과 구조조정 등 ‘위기관리’에 재무전문가 출신의 CEO가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GS건설은 12일 이사회를 열어 임병용(51ㆍ사진) 경영지원총괄 사장(CFOㆍ최고재무담당자)을 새 CEO로 선임하는 경영 쇄신안을 마련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셋째 동생인 허명수 대표이사(CEO) 사장과 우상룡 해외사업총괄사장이 실적악화를 이유로 동반 퇴진하는 등 위기상황에서 내린 특단의 조치다.

재무전무가 출신인 임 사장을 구원투수로 내세워 GS건설을 위기에서 구하겠다는 GS그룹 최고경영진의 심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올 1월 GS그룹 지주사인 ㈜GS의 경영지원팀장(부사장)에서 GS건설 CFO로 영입된 뒤 6개월여만에 CEO 자리에 올랐다. 파격적인 인사라는 게 GS그룹 안팎의 전언이다.

GS건설은 임사장 선임에 발맞춰 CEO와 사업부문별 책임경영 체제에서 CEO가 모든 사업을 총괄하는 ‘CEO 직할체제’로 조직개편을 단행할 계획이다. 체질개선을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 등 특단의 쇄신안도 준비중이다.

GS건설처럼 최근 건설사 가운데 CFO 출신이 CEO로 등장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두산건설은 지난달 신임 CEO로 두산그룹 계열사인 엔셰이퍼의 양희선(58) 대표를 선임했다. 성균관대 경영학과 출신인 양 대표는 1981년 두산건설에 입사한 뒤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등의 재무관리부문장(CFO)을 지낸 ‘재무통’이다. 두산건설이 올해 초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비상상황을 맞자 이를 해결할 적임자로 양 대표를 선택한 것이다.

부영주택도 지난 4월 말 김시병(58) 전 우리은행 IB본부 부행장을 재무와 영업담당 총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기존 건설업계 CFO 출신 CEO로는 삼성물산 정연주(61) 부회장이 유명하다. 정 부회장은 삼성SDI CFO를 역임하던 2003년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겨 경영위기에 처했던 삼성엔지니어링을 우량회사로 탈바꿈 시켰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경기 장기불황으로 경영난을 겪는 건설사가 늘어나면서 상시적 구조조정과 긴축, M&A(인수 합병) 등 재무전문가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며 “이같은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재무전문가 출신을 최고경영자에 임명하는 등 극약처방을 내리는 건설사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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