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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능력으로 인정받은 마이스터高 첫 졸업생
마이스터고(高)가 의미 있는 첫 수확을 거두었다. 올해 배출되는 1기 졸업생 가운데 92%가 취업을 확정한 것이다. 높은 취업률도 대견하지만 내용도 매우 좋다. 취업자의 절반가량은 대기업과 공기업에 들어갔으며, 나머지도 견실한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에 자리를 잡았다. 기업이 원하는 맞춤형 기술 인재 육성을 기치로 내건 만큼 취업률은 마이스터고 성공의 가늠자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일단 성공적인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최적화된 교육 환경을 지원한 정부, 든든한 후원자가 돼 준 산업계, 학력에 신경쓰지 않고 정진한 학생, 헌신적인 지도를 아끼지 않은 교사가 함께 일궈낸 멋진 합작품이다.

일자리를 찾지 못해 청년실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취업난의 가중은 경기 흐름이 좋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지나치게 높은 대학 진학률 탓이 크다. 주지하다시피 한국의 대학진학률은 80% 안팎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매년 수십만명의 대학졸업자가 쏟아지지만 이에 걸맞은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이스터고 졸업생들은 대학을 가지 않고도 적성과 특기에 맞는 전문 직업교육을 받으면 얼마든지 높은 취업의 장벽을 넘을 수 있음을 당당히 입증했다. 학력이 아닌 능력으로 인정을 받은 것이다.

마이스터고의 사례는 ‘학력 중심 사회’의 왜곡된 관행과 구조를 깨뜨리는 시금석이 되기에 충분하다. 이는 마이스터고의 설립 취지이기도 하다. 대학의 반값 등록금이 정치 이슈화되고 대통령선거 공약에 들어갈 정도가 된 것 역시 대학이 너무 많아서다. 우선 경영이 부실한 곳부터 정리를 시작해 대학 수를 지금의 절반 이상 줄여야 한다. 엉터리 대학에 쏟아부을 돈으로 더 많은 마이스터고를 만들고 지원해 기술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청년 실업을 완화하고 반값 등록금 문제도 해결하는 길이다.

성공적인 출발을 했다지만 마이스터고가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높다. 중요한 것은 정부 정책의 지속성과 일관성이다. 산업 기술 인력의 안정적 수급이란 측면에서 중장기 계획을 세워 정권에 관계없이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또 마이스터고 졸업생들이 학력 차별없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도 필수다. 기업들이 적극 협조해야 한다. 아울러 첫 졸업생들도 ‘마이스터고 출신은 다르다’는 인식을 심어줄 정도로 후속적인 노력을 게을리 말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 2기, 3기 후배들이 더 많은 기회를 갖게 된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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