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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숙의 ‘어머니’, 그의 50주년 연기인생 정리하는 첫 작품
연극 ‘어머니’는 배우 손숙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까. 지난 1999년 정동극장 초연당시 손숙은 “앞으로 20년간 이 작품에 출연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로부터 14년 뒤인 2013년, ‘어머니’와 함께 한 손숙은 배우 인생 50주년을 맞았고 작품은 벌써 15년차의 대표적인 롱런 작품이 됐다.

연희단거리패의 이윤택 예술감독이 쓰고 직접 연출한 ‘어머니’가 지난 1일 막을 올렸다. ‘어머니’는 요즘 시대를 사는 이들에게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은 우리 어머니, 할머니 세대의 이야기를 전하는 한국적인 작품이다.

글로 이름을 쓸 수 없어 남편 돌이에게 ‘두이’란 이름으로 살아가는 일순이. 젊은 날의 첫사랑 양산복과 이별하고 논 서마지기에 팔려 돌이에게 시집을 간다. 해방 이후, 한국전쟁으로 호적에도 없는 아들을 잃고 평생 한을 품으며 살아온 일순이는 오랜 세월이 지나서야 마음 속 깊은 상처들을 망자를 부르는 굿을 통해 치유한다.

정겨운 시골마을의 풍경과 남존여비사상, 한국전쟁과 처절한 피난민의 삶, 초망자굿, 너무나도 한국적인 소재들로 가득차 있는 ‘어머니’는 대중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실험적인 작품이다.

 
                                                                                                                    [사진제공=연희단거리패]

이윤택 연출은 “아파트 실내에 귀신도 들어오고 기억도 들어오는 공간과 인물이 해체되는 실험적인 작품인데 손숙이란 배우가 있었기에 대중적인 작품이 됐다”고 말했다.

손숙은 이 작품을 통해 제35회 백상예술대상 여자연기상을 수상했다. 1999년 러시아 공연 직전 환경부장관 직을 맡으면서도 무대에 섰고, 구설수에 오르며 결국 32일 만에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러시아 타캉카 극장에서 많은 관객들의 환호를 받으며 공연을 마쳤다.

50주년을 기념하는 첫 작품으로 이 작품을 선정하게 된 것도 그에게 여러 의미를 가지기 때문일 듯하다.

손숙은 “시작할 때 장난처럼 20년을 하자고 약속을 했는데 여기까지 올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것 같다”며 “14년간 계속해왔던 작품이고 저한테는 의미있는 작품이었기 때문”에 이번 공연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머니’는 제게 피와 살같은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어머니’는 오는 17일까지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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