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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단독 내한공연 패티 스미스, 음악은 나이 들지 않음을 강렬한 무대로 증명하다
“우리가 힘을 합친다면, 우리 모두를 위한 위대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펑크의 대모’ 패티 스미스(66)가 지난 2일 오후 7시 서울 광장동 유니클로 악스에서 첫 내한 단독 공연을 가졌다. 검은 재킷과 청바지를 입고 검은 비니를 머리에 쓴 채 무대에 등장한 스미스의 모습은 예순을 훌쩍 넘긴 나이를 무색케 할 만큼 젊어 보였다. 첫 곡 ‘레돈도 비치(Redondo Beach)’로 가볍게 몸을 푼 스미스는 지난해에 발표한 앨범 ‘뱅가(BANGA)’의 수록곡 ‘에이프릴 풀(April Fool)’을 부르며 비니를 벗었다. 리듬에 맞춰 몸을 흐느적거리던 스미스는 ‘후지산(Fusi-san)’, ‘디스턴트 핑거스(Distant Fingers)’, ‘고스트댄스(GhostDance)’로 열기를 이어갔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추모곡 ‘디스 이스 더 걸(This is The Gril)’로 잠시 무대 분위기를 정돈한 스미스는 ‘비니스 더 서던 크로스(Beneath the Southern Cross)’로 프로그레시브록을 방불케 하는 전위적인 연주를 선보이며 다시 한 번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에인트 잇 스트레인지(Ain’t it strange)’에서 스미스는 오랜 음악적 동반자인 기타리스트 레니 케이(66)의 연주와 보컬로 팽팽하게 맞서며 긴장감 넘치는 무대를 펼쳤다. 스미스는 공연 중 플로어로 내려와 팬들과 함께 춤을 추는 깜짝쇼를 벌이기도 했다. 특히 그는 ‘피서블 킹덤(Peaceable Kingdom)’ 무대에서 핵폭탄을 반대하는 메시지를 격하게 쏟아내 객석의 환호성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사진 설명 : ‘펑크의 대모’로 불리는 여성 록커 패티 스미스가 지난 2일 오후 7시 서울 광장동 유니클로 악스에서 가진 첫 내한 단독 공연 무대에 올라 열창하고 있다.                                                                                          [사진제공=프라이빗커브]

스미스가 공연 내내 외쳤던 ‘Freedom(자유)’는 이 공연을 관통하는 주제였다. 여유로운 그의 몸짓에선 강신무(降神巫)의 춤사위를 연상시키는 일종의 영적인 힘이 느껴졌다. 여느 팝스타의 공연에 비해 적은 관객들(500여 명) 앞에서 이뤄진 공연이었지만, 빈 공간을 체감하기 어려울 정도로 관객들의 반응은 밀도가 높았다.

앙코르 곡으로 ‘뱅가(BANGA)’와 ‘로큰롤 니거(Rock N Roll Nigger)’까지 부른 스미스는 일렉트릭 기타의 줄을 손으로 뜯어내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첫 내한 단독 공연을 1시간 40여분 만에 마무리했다. 빈 무대에선 끊임없이 기타 하울링 사운드가 울려 퍼졌다. 마치 공연이 끝나지 않은 듯 여운에 잠긴 관객들은 쉽게 자리를 비우지 못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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