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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로미오와 줄리엣’ 마이요 버전 2월 무대에…유니버설발레단 ‘백조의 호수’ 페티파 버전 3월 팬 곁으로
국립발레단 ‘로미오와 줄리엣’
2월 14~17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서
줄리엣 역엔 김지영, 로미오엔 이동훈

유니버설발레단 ‘백조의 호수’
3월 8~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서
슈투트가르트 수석무용수 강효정 백조·흑조역




발레가 무엇인지 잘 알지는 못하더라도 연말이면 선보이는 ‘호두까기 인형’을 대표적인 발레작품으로 아는 사람들은 많다. 점프, 턴, 무용수들의 꺾이는 허리와 발끝으로 꼿꼿이 선 무용수, 발레라고 하면 떠올릴 법한 장면들이다.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100년이 넘도록 많은 이가 기억하는 것은 ‘백조의 호수’ ‘로미오와 줄리엣’ ‘잠자는 숲속의 미녀’ ‘돈키호테’ ‘지젤’ 등이다. 특히 ‘백조의 호수’와 ‘로미오와 줄리엣’은 시대를 거듭하며 여러 버전으로 만들어져 사랑받고 있다. 2월과 3월, 대한민국 두 대표 발레단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각각 발레의 대표 레퍼토리 ‘로미오와 줄리엣’과 ‘백조의 호수’로 발레팬들을 찾아간다.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가 작곡한 ‘로미오와 줄리엣’과 표트르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 두 명곡을 만나는 기회이기도 하다.

▶‘로미오와 줄리엣’, 다양한 장르로 만들어진 세기의 레퍼토리=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은 수세기에 걸쳐 연극ㆍ오페라ㆍ영화ㆍ뮤지컬ㆍ클래식ㆍ발레 등 수많은 장르에 영향을 주며 다양한 작품이 만들어졌다.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도 역시 안무가에 따라 여러 버전이 존재한다.

이 작품 전체가 처음으로 공연된 것은 1938년 체코에서다. 아드리안 표트로프스키가 1935년 대본을 썼고 원래는 해피엔딩이었다고도 전해진다. 레오니트 라브로프스키의 안무로 1940년 키로프발레단이 레닌그라드에서 공연했고, 1962년 안무가 존 크랭코가 슈투트가르트발레단과 함께 작업하며 명성을 얻었다.

 
로미오와 줄리엣

케네스 맥밀런 버전은 1965년 영국의 로열발레단이 공연했다. 지난해 유니버설발레단이 맥밀런 버전을 국내에 처음 선보였고, 마고 폰테인과 루돌프 누레예프가 등장인물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다.

누레예프가 1977년 잉글랜드 국립발레단을 위해 안무를 맡은 버전도 있으며, 이 밖에 볼쇼이발레단의 유리 그리고로비치(1978) 버전, 뉴욕시티발레단과 함께한 피터 마틴스 버전(2007), 알렉세이 라트만스키 버전(2011) 등 많은 버전이 있다.

그중 1996년 몬테카를로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된 장크리스토프 마이요 버전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현대적인 감성과 표현을 가진 작품으로 평가된다. 이 작품을 통해 몬테카를로발레단 상임 안무가 마이요는 세계적인 안무가로 주목받았다.

국립발레단이 오는 2월 14~1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마이요 버전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지난 2000년 국립발레단이 처음으로 국내에 선보였다. 전체 3막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마이요가 포스트클래식이라고 설명할 정도로 연출의 파격이 눈에 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맥밀런 버전과 달리, 마이요 버전에선 줄리엣의 아버지 캐퓰릿 경과 두 가문의 중재자인 베로나 공작이 나오지 않는다. 칼, 독약, 구체적인 무대 배경도 없다.

이번 공연에는 스페인 국립발레단에서 수석 무용수로 활동하는 김세연이 마담 캐퓰릿 역을 맡는다. 김세연은 출연을 위해 직접 몬테카를로에 가서 오디션을 거쳤다.

오는 14일과 17일 공연엔 지난 2011년 출연한 김지영이 줄리엣을, 이동훈이 로미오 역을 맡는다. 나머지 공연의 캐스팅은 2월 5일 마이요나 수석 트레이너인 조반나가 오디션을 진행해 확정할 예정이다. 에른스트 피뇽-에른스트의 세트와 도미니크 드리요의 조명, 제롬 카플랑의 의상, 코리아심포니오케스트라가 이탈리아 출신의 지휘자 마르지오 콘티의 지휘로 프로코피예프의 곡을 연주한다.

장인주 무용평론가는 “마이요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완전히 현대적인 현대발레 작품”이라며 “해를 거듭하며 자리를 잡아 국립발레단이 내놓을 만한 대표적인 작품으로 손색이 없다”고 평했다.
 
백조의 호수

▶‘백조의 호수’, 발레의 고전, 원작이 주는 힘=세기의 작곡가 차이콥스키와 안무가 마리우스 페티파, 레프 이바노프가 합친 역작 ‘백조의 호수’ 역시 ‘로미오와 줄리엣’만큼 여러 버전이 있다.

‘백조의 호수’는 율리우스 라이징어의 안무로 1877년 볼쇼이극장에서 세상에 처음 선을 보였다. 라이징어의 뒤를 이어 1880년 조제프 한센의 버전이 또 볼쇼이극장에 올랐으나 혹평을 받고 실패를 거듭했다. ‘백조의 호수’가 인정받게 된 건 1895년 페티파가 안무를 담당한 버전으로, 마린스키극장에서 초연했다. 요즘 공연되는 작품들은 페티파 버전이다. 이 밖에 존 노이마이어의 버전(1976), 남성 무용수가 활약하는 매튜 본의 버전(1985),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버전(2000), 그레이엄 머피 버전(2002)도 있다.

각각의 버전마다 결말이 다른데 로트바르트의 날개를 찢기도 하고, 로트바르트를 물리쳐 백조와 행복하게 사는 결말이 있는가 하면, 백조가 영원히 인간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결말도 있고, 백조가 호수에 뛰어들어 자살하는 결말, 지그프리트가 죽고 백조만 남는 결말, 지그프리트와 백조 둘 다 죽는 결말도 있다.

오는 3월 8~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도 페티파 버전의 발레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서 수석 무용수로 활약 중인 강효정과 에번 매키가 내한해 백조와 흑조, 지그프리트를 각각 연기한다. 황혜민과 엄재용, 이용정과 이동탁, 김채리와 이승현, 정미선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강예나와 후왕 젠이 각각 한 차례씩 백조와 흑조, 지그프리트 역을 맡을 예정이다.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차이콥스키의 주옥 같은 음악을 연주한다.

장 무용평론가는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고전 중의 고전”이라며 “원작을 독창적으로 연출했고, 예술감독이 바뀌지 않고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점에서 군무에 강점이 있다”고 전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사진제공=국립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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