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나를 뛰게 한다(민학수 지음/민음인)=서둘러 성과를 내겠다는 조급증을 버려라. 자신의 나이에만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 즐기는 골프를 하라….
프로 골퍼 박지은이 말하는 프로 골프의 조건이다. ‘버디퀸’으로 불렸던 박지은은 부상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여자 타이거 우즈가 되리라는 꿈을 접어야 했다. 정상에 우뚝 선 대한민국 대표 스포츠 스타 9인의 훈련법과 롱런의 노하우는 경험에 바탕해 실감이 크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 아쉬웠던 점까지 가감 없이 담았다. 정상에 서기까지의 과정뿐만 아니라 은퇴 후 생활과 비전도 제시한다. 스포츠 멘털트레이닝의 권위자 조수경 박사와 축구 선수 출신으로 로스쿨에 진학한 김가람의 사례 등 스포츠와 관련된 다양한 진로의 길도 보여준다.
▶왕실의 혼례식 풍경(신병주ㆍ박례경 외 지음/돌베개)=국가의 가장 큰 행사였던 왕실 혼례식은 왕통을 잇는다는 정치적ㆍ역사적 의미가 컸다. 조선왕실은 왕, 왕세자, 왕세손 등 지위에 따라 격을 달리했다. 16세기 이후에는 ‘주자가례’의 영향으로 왕이 직접 별궁으로 나아가 왕비를 모셔오는 친영의식이 정착됐다. 영조대의 사치 방조 강조 등 왕실의 국가적 이념이 행사에 반영되는 경우도 많았다. 19세기 수렴청정 시기에는 왕비 간택을 둘러싸고 정치 세력 간 대립 양상도 나타났다. 책은 조선시대 혼례의식 연원을 중국 고대의 기록과 중국 왕실의 혼례식, 고려 왕실 및 사가의 혼례식까지 두루 살피며 뿌리를 찾아나선다. 조선왕실 혼례식의 기본적인 구성 요소와 절차, 체계를 갖춘 왕 영조와 최초의 ‘가례도감의궤’의 소현 세자, 유일한 왕세손 결혼식이었던 정조의 예 등 20건의 가례도감의궤를 정리했다.
▶칸트의 인간학에 관하여(미셸 푸코 지음/김광철 옮김)=현대 프랑스 철학을 대표하는 철학자 미셸 푸코가 칸트의 유명한 저작인 ‘실용적 관점에서 본 인간학’에 대해 쓴 128쪽에 이르는 긴 서설이다. 푸코는 칸트 철학을 근본적으로 추동해온 ‘어떤 구체적인 인간상’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데에 집중한다. 그에 따르면 “칸트 철학의 인간상은 기존의 인간에 대한 개념들과는 완전히 상이한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칸트 철학에서 새로운 인간의 탄생”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푸코는 인간 개념이 근대에 들어서 발명된 것이라는 점에서 언젠가는 사라질 운명에 처해 있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모든 사유의 지식을 출현시키는 주체로서의 인간 개념을 마치 영원불변한 근본 개념처럼 간주했던 근대적 사유들은 인간적인 환상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문헌학적 견지에서 인간 개념이 얼마나 허약한 조형물인지 분해해나간 점이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