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화사한 진분홍과 노란색 꽃들은 사실 조화(造花)다. 너무나 진짜처럼 만들었지만 생명은 없는, 가짜 꽃이다. 오히려 화폭 속에서 별반 존재감이 없는 작고 시들시들한 꽃들은 생화(生花)다.
젊은 화가 박종필은 생화(리얼)와 조화(이미테이션)를 한 화면에 동시에 내세운 ‘Between’이란 연작을 통해 인간 시각의 이중성을 드러낸다. 인간의 고정관념이 어쩌면 오류로 가득차 있는 건 아닐지, 우리가 대상을 판단할 때는 그 본질에 대해 보다 깊게 사유해야 하는 건 아닐지 돌아보게 한다.
박종필의 그림은 서울 마포구 상수동 홍익대 홍문관 로비층에 위치한 최정아갤러리가 기획한 ‘재료 매료’전을 통해 직접 만날 수 있다. 이번 ‘재료 매료’전은 현대미술의 중요한 요소의 하나인 재료에 촛점을 둔 전시로, 이제는 클래식이 되다시피 한 유화물감에서부터 종이, 크리스탈, 고무 등 이색재료를 사용하는 작가들의 독창적인 표현을 한자리에서 조명해보는 전시다. 전시에는 박종필 서지형 이승오 정현숙 작가가 참여했다.
사진제공 최정아갤러리. 02)540-5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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