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화사한 진분홍과 노란색 꽃들은 사실 조화(造花)다. 너무나 진짜처럼 만들었지만 생명은 없는, 가짜 꽃이다. 오히려 화폭 속에서 별반 존재감이 없는 작고 시들시들한 꽃들은 생화(生花)다.
젊은 화가 박종필은 생화(리얼)와 조화(이미테이션)를 한 화면에 동시에 내세운 ‘Between’이란 그림을 통해 인간 시각의 이중성을 드러낸다. 진실과 허구가 공존하는 그의 그림은 우리의 고정관념이 어쩌면 오류로 가득 차 있는 건 아닌지, 우리가 대상을 파악할 때 그 진짜 본질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를 돌아보게 한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박종필이 유화물감으로 그린 회화 ‘between the fresh no.17’. 116.8×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