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눈으로 우리 사회을 읽는다면 과연 어떤 모습일까.

지난해 서울시 신(新)청사에 거대한 첨단조형물 ‘메타서사-서벌’을 제작, 설치했던 전수천(66)이 이번에는 우리 사회를 읽었다. 그리곤 ‘전수천의 사회읽기’라는 타이틀로 18일부터 서울 강북구 번동에 위치한 북서울 꿈의 숲 아트센터 드림갤러리에서 작품전을 연다. 꿈의 숲 아트센터는 서울시가 문화취약 지역인 북서울 시민을 위해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전수천은 요즘 한국 사회의 가장 큰 화두인 ‘소통’에 초점을 맞춰 현 사회를 읽고, 그 대안으로 4개의 서로 다른 방을 꾸몄다. 우선 거대한 온돌방을 만들었다. 온돌방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삶의 온기를 느끼는 곳이자, 사회로 나가는 시작점이다. 작가는 “태어나 죽을 때까지 삶의 순간순간이 깃든 곳이 온돌이다. 또 밖으로 헤매던 가족이 모여들어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소통의 공간이기도 하다. 관람객들이 온돌방에 둘러앉아 허물없이 서로 대화를 나눴으면 한다”고 했다.

전수천은 ‘주식을 자르다’는 설치작품도 선보인다. 주식시세가 인쇄된 종이가 세단기를 거쳐 실처럼 파쇄되는 장면을 표현한 이 작품은 주식 등락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현대인의 모습을 담은 것이다. 또 굵은 선들이 뒤엉킨 전화교환대를 옮겨와 설치한 ‘소통일까, 욕망일까!’는 소통의 채널은 많아도 진정한 대화는 단절된 요즘 사회를 풍자한다. 3월 3일까지 (02)2289-5401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전수천이 선보인 ‘온돌’. 뜨끈한 온돌방에서 흉금없이 대화하며 소통하길 바라는 염원을 담은 설치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