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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시인 김태형이 만난 고비사막의 신비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고비사막 한가운데서 세상이 너무 고독하고 아름다워서 그만 주저앉아 울어버렸다는 김태형 시인이 고비사막을 두번째 다녀와 쓴 에세이다. 시인은 처음 고비사막을 다녀왔을 때 그곳에서 보았던 별, 무지개, 구름 사막 등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다만 울었던 기억뿐. 두번째 여행은 그토록 아름다워서 떠올리려 해도 떠오르지 않는 것들을 다시 보고 싶어 나섰다.

시인은 사막 한가운데 텐트를 치고 밤을 꼬박 새우며 별, 구름, 낙타, 지평선, 무지개를 눈과 가슴뿐만 아니라 카메라에 담아냈다. 시인은 이번엔 울지 않았다. 대신 한 달 동안 미친 듯 50여편의 시를 쏟아냈다. 다 풀어내지 못한 시의 여운과 이야기가 이번 산문집에 담겼다.

작가는 사막을 걷고 또 걷다가 쓰러지려 할 때 문득 고운 모래에 눈길이 갔다. 볼록 솟은 사막 언덕 아래 고운 모래들이 앉아 별처럼 반짝이며 쉬고 있었다. 중국과 넓은 몽골 대륙을 날아다니다가 거기에 내려앉은 모래를 보는 순간, 그는 모래가 바람의 영혼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다시 눈물이 났다.

이 산문집은 별의 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별들의 얘기가 많다. 북두칠성, 견우성 알타이르, 5등급의 녹색별 이자르, 이 별에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라는 뜻을 가진 별 풀체리마, 어제보다 밝지 않아 구박받는 별, 밤하늘이 검은색이 아니라 은빛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은하수 등 90여장의 사진들이 깨알 같은 꿈을 선사한다.

시인은 사막여행에 익숙해지면서 갈증과 멀미, 불편함과 불면 등이 사라지고 어느덧 잘 맞는 신발처럼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걷다보면 그동안 안에 쌓여있던 삶의 의문들도 풀렸다. 맑고 밝은 눈을 가진 사막의 사람들, 모래산과 모래쥐, 도마뱀, 그늘 한 점 없는 황무지의 바람, 긴 속눈썹을 껌뻑이며 기다림의 성자가 된낙타의 이야기가 동화처럼 맑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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