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로 돌아갈 수 있다면 사람들은 무엇부터 할까. 아련한 첫사랑을 만날 수도 있고, 망설였던 배낭여행을 떠날지도 모른다. 40대 중년 남성들은 “꿈을 되찾겠다”고 한다. 지난 봄 영화 ‘건축학개론’은 대한민국에 ‘첫사랑 열풍’을 몰고 왔다. 첫사랑이, 잃어버린 꿈이 그리운 것도 모두 현실의 고달픔에서 비롯된다. 일과 가정에 치이는 40대 중년 남성들에겐 사랑보다 꿈에 대한 갈망이 컸다.

▶첫사랑ㆍ복근 보다 ‘꿈’=제일모직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가 지난 9~10월 40대 남성 1000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26%가 20대로 돌아간다면 ‘꼭 이루고자 다짐했던 꿈들’을 되찾고 싶다고 응답했다. 첫사랑은 그 다음인 15%를 차지했고, 유창했던 외국어 실력(14%), 연락끊긴 옛 친구들 (11%), 강철 체력(9%), 복근과 바디라인(8%), 풍성했던 머리숱 (5%) 등이 뒤를 이었다.

꿈을 되찾고 싶다는 건 현재 바라던 모습대로 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 꿈꾸던 40대와 현재 모습이 어느 정도 일치하는가’라는 질문에는 평균 절반 수준의 만족도를 보였다. 자유ㆍ전문직이 가장 높은 58.7점을 기록했고 공무원이 58.1점, 경영ㆍ관리직이 54.8점으로 현재 삶에 대한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100세 시대…노후ㆍ여가ㆍ로맨스 40대의 고민=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일과 여가, 노후 등 40대 남성들의 고민거리도 더욱 다양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고민은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하고 싶은 일을 할 것인가(28%) △노후를 대비해 저축을 할 것인가, 지금 멋진 삶을 즐길 것인가(20%) 등이다.

여기에, 주 5일제 근무 등 ‘잘 쉬는 것’을 권장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타고, 여가 활용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다. △여가를 가족과 보낼지, 자신만의 즐거움을 위해 사용할지(11%) △휴일에 밀린 휴식을 취할지,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할지(8%) △좋은 차나 옷 등 자신에게 투자할지, 자녀를 위해 투자할지(7%) 등이 있다. 또, 7%가 ‘로맨스를 즐길지, 배우자에게 충실할지’를 고민한다고 응답해, 40대 남성들의 고민 범위가 매우 넓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장동건 같은 ‘꽃중년’? 일단, 돈부터=한편, 종영 드라마 ‘신사의 품격’의 김도진(장동건 분)처럼 ‘꽃중년’으로 살기위한 조건은 ‘돈’이었다. 응답자들은 ‘꽃중년의 자격’으로 경제력(45%)을 가장 많이 꼽았고, 건강(22%), 안정된 가정(13%), 사회적 명예(8%), 패션(4%), 피부ㆍ몸매가 각각 3%로 뒤를 이었다. 최근 패션ㆍ미용을 위해 과감하게 투자하는 40대 남성들이 늘고 있지만, 이를 위해선 결국 금전적 여유가 뒷받침 돼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박동미 기자/pd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