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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래블>김민아의 에든버러 여행기(중)-구경꾼도 예술가 되는 ‘프린지 마법’
에든버러 축제 기간에는 프린지 페스티벌은 물론 아트 페스티벌, 북 페스티벌 등 크고 작은 다양한 축제들이 함께 열려 에든버러를 더욱 풍성한 문화의 도시로 만든다. 프린지 페스티벌의 경우 시에서 아예 거리 전체를 예술가들에게 내어 주기 때문에 축제가 진행되는 로열마일 거리에는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진귀한 풍경이 펼쳐진다.

거리를 지나는 그 수많은 인파들 중, 돌아보는 이 하나 없어도 홀로 꿋꿋하게 마임 공연을 펼치고 있는 청년, 셰익스피어를 연기하는 어린 소녀들, 저 멀리 이름도 낯선 나라에서 날아온 온갖 장르의 거리 예술가들이 거리를 가득 메운다.

프린지페스티벌의 참가 자격은 딱히 까다롭지 않다. 장르도 국적도 제한없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간단한 신청서와 작품소개 영상 등으로 접수하면 된다. 까다로운 심사 절차나 큐레이터가 없기 때문에 더 멋진 축제이다. 


축제를 즐기러온 관광객들이 이러한 광경을 보고는 이듬해 직접 공연자가 되어 다시 방문하는 곳. 그게 바로 프린지만의 마법이고 매력이다. 공연을 하는 사람도, 지켜보는 관객들도 열린 마음으로 서로에게 다가간다. 어차피 모두 즐기러온 것 아닌가. 때론 어이없이 유치하고 말도 안 되는 모습에도 크게 웃어준다. 기꺼이 박수를 보낸다. 이곳에선 즐거움이 전염되는 것만 같다.
프린지는 접근이 용이하고 자유로운 만큼 마켓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하다. 열띤 홍보전이 펼쳐지는 곳이기도 하다. 많은 공연 콘텐츠와 배우들이 프린지를 통해 알려지고, 발탁되는 행운을 얻는다.

오후 내 트렁크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홍보 전단지를 나눠주던 청년, 차가운 길바닥에 누워 우산을 등에 꽂고 있는 행위예술가, 무표정한 얼굴로 연신 타자기를 두드리고 있는 5명의 연기자들. 모두 각각의 방법으로 자신들의 공연을 관객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는 중이다. 그 절실함이 바로 프린지의 정신이고 정수이다.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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