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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통·자리다툼·노선투쟁…朴 ‘새누리 고질병’ 정면돌파
朴 인적쇄신 거부의사 ‘불통병’
내분사태 장기화 회의론 대두

親朴·非朴으로 갈린 계파싸움
이한구등 사퇴론 불쾌감 토로

윤곽조차 없는 정책노선 한몫
대선 70여일 앞두고 ‘갈팡질팡’



지지율 하락에서 시작된 새누리당의 내분이 계속되고 있다. 전직 최고위원 그리고 재선 이상 현역 의원이 저마다 해법을 내놨지만, 쇄신 대상으로 꼽힌 당사자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밖으로는 지지율 상승 반전이라는 숙제에 머리 아픈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에게 내부에서 더 골치 아픈 숙제를 떠안기는 모습이다. “판을 흔들리 말라”면서 현 체제 유지를 고집했던 박 후보가 긴급 입장을 선회, 전면적인 수습에 나섰지만 당내 불통, 권력투쟁, 노선투쟁이 쉽사리 정리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불통’ 고질병 되나=새누리당과 박 후보는 9일 연쇄 접촉을 통해 내분 수습에 나섰다. 박 후보는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과 김종인 행복추진위원장 등과 접촉해 다독이는 행보를, 당 지도부도 전날 긴급 심야회동을 통해 선대위 체제 전환의 큰 그림에 어느 정도 합의한 모습이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때를 놓쳤다”는 아쉬움도 적지 않았다. 추석 직전 경제민주화 의총 논란으로 촉발된 이번 내분 사태가 열흘 넘게 계속된 것에 대한 지적이다. 전날 전 비대위원들이 “후보를 둘러싸고 있는 비서진이 오늘의 사태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한 것도 박 후보와 새누리당의 ‘불통 고질병’을 지적한 것이다.

이들의 긴급 심야회동 직전까지 박 후보가 “선거가 내일모레인데 막바지에 모든 것을 교체하자며 흔들어서는 안된다”며 인적 쇄신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인 것 역시 이런 불통병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대선은 진행형인데 ‘자리싸움’ 잿밥만=거대 여당인 새누리당의 ‘계파 자리싸움’은 대선 70여일을 앞두고도 여전했다. 예상치 못했던 지방선거 참패와 지난 총선 직전 분당 우려까지 낳았던 친이계ㆍ친박계의 계파 싸움은 친이계의 소멸로 사라졌지만, 그 빈자리를 화합이 아닌 ‘친박’과 ‘비박’의 자리싸움이 대신하는 모양새다.

이날 이한구 원내대표는 국감 초반 대책회의 참석 직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사퇴론에 대해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이 원내대표는 선대위 배제 전망에 대해 “어디서 나온 이야기인지 모르겠다”며 “(진위는)스스로 소설 쓴 사람들이 잘 알 것”이라고 일갈했다.

또 다른 2선 후퇴론의 당사자인 한광옥 전 민주당 대표도 “내가 판단하고 결정할 문제”라며 “반대하는 그분들의 목소리는 매우 정치적”이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가 직접 중재안 만들기에 나섰지만, 자신의 정치생명이 걸린 ‘자리싸움’은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암시인 셈이다.

▶아직도 제자리 ‘경제민주화’=이번 갈등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아직까지도 윤곽조차 잡지 못한 정책과 노선도 한몫했다. 경쟁자인 야당보다도 한 달 이상 앞서 후보 선출을 마쳤지만, 두 달 가까이 공약의 구체적인 모습은커녕 그 윤곽조차 오리무중인 상태다.

그 대표적 사례가 경제민주화다. 후보 선출 직후 “조만간 집대성해 보여드리겠다”던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가 여전히 서류와 법률안 속에서 뜸을 들이고 있는 사이 당내에서는 쇄신파의 재벌개혁론, 당 지도부의 속도조절론 그리고 김 위원장을 필두로 한 캠프의 중간론 등이 끊임없이 마찰을 빚었다. 구체적인 공약과 정책작업이 늦어지면서 경제민주화 등을 빌미로 한 당내 계파 간 분쟁이 일어날 시간만 벌어준 셈이다.

<최정호ㆍ조민선 기자>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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