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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로 “나의 원동력? 대중들의 사랑 먹고 산다” (인터뷰)
겉모습만 봐서는 여지없이 유쾌한 사람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그 누구보다 속이 깊으며 타인을 배려하고, 상처를 잘 받는 여린 마음을 지녔다. 바로 김수로를 만났을 때 든 생각이다.

워낙 대중들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이기도 하지만, 올해 들어서 부쩍 운이 좋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기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우직하면서도 순정파인 임태산으로 본연의 코믹한 이미지를 벗고 여심을 사로잡았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영화 ‘점쟁이들’(감독 신정원)을 통해 귀신 쫓는 점쟁이 박선생으로 분해 또 한번 기막힌 코믹 열연을 펼쳤다.

최근 마주한 그는 “일반 시사회 때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다. 관객 분들이 조그만 에피소드에도 재밌어하고 웃어줘서 희망이 보였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의 영화에 대한 만족도는 85퍼센트 정도다. 어느 배우든 자신이 출연한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 100퍼센트 만족할 수 없다지만 완벽주의자 그이기에 아쉬움은 더했다.

“늘 저만의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 찼죠. 완벽해지려고 하는 기질이 너무 강해요. 어떻게 보면 병이에요. 병.(웃음) 늘 제 연기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편이죠. 또 늘 새로운 시도, 창의적인 몸짓과 표현을 하는 것에 중점을 둬요.”

그가 이번 작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를 꼽으라면 바로 신정원 감독이다. 실제로 ‘시실리 2km’에 출연한 임창정이 굉장히 부러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과연 신정원 감독과의 첫 호흡은 어땠을까.

“정말 힘들었어요. 굉장히 꼼꼼하신 성격이시고요. 힘들었던 만큼 영화가 대박나면 정말 복이겠죠? 또 ‘점쟁이들’이라는 독특한 소재도 작품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고요. 국내에서는 찾기 힘든 장르였던 것 같아요.”

김수로는 ‘과욕’을 부리지 않는다. 자신의 비중에 욕심을 부리지 않고 배우들과의 앙상블을 즐긴다. 승부욕이 강한 것으로 익히 알려진 그의 의외의 모습이다.

“한 번은 ‘신사의 품격’ 촬영 때 장동건 씨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수로 형은 승부욕이 강한 것 같은데 이상하게 연기를 보면 연기 욕심이 별로 없는 것 같다’고요. 저는 누구를 죽이면서 연기 하지 말라는 것을 일찌감치 배웠거든요. 남을 잘 받쳐주는 것도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공존하는 걸 좋아하지 혼자 하는 걸 좋아하지는 않아요.”

십 년이 훌쩍 넘는 연기 인생을 살아오면서 그는 단 한번도 감독에게 자신의 분량에 대해 투정을 부린 적이 없다.

“심지어 저는 편집실도 가지 않아요. 그냥 가만히 있죠. ‘왜 내 분량이 이것 밖에 안되냐’고 따지고 싶지도 않거든요. 여태껏 한 번도 콩나라 팥나라 한적이 없어요.”

촬영장은 악조건이었다. 무엇보다 가장 참기 힘들었던 것은 바로 혹한 속 추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은 똘똘 뭉치며 한 신 한 신 정성을 다해 촬영했다. 김수로는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을 열심히 칭찬했다.

“특히 곽도원은 정말 연기를 너무 잘해요. 이제훈은 연기도 연기지만 정말 매력이 있어요. 무엇보다 대중들이 이제훈이라는 배우를 믿고 사랑하잖아요. 강예원은 다른 여배우들보다 훨씬 편하고요. (김)윤혜는 생각보다 연기를 너무 잘하고, (양)경모는 어른스러워요.(웃음)”

이번 작품은 유독 김수로의 애드리브가 돋보인다. 그는 “신정원 감독이 내가 애드리브를 하면 거기에 소스를 더 얹었다. 무려 4일이나 촬영 한 적도 있었다”며 웃어 보였다.

그는 후배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선배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제훈, 주지훈, 이민호와는 꾸준히 연락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그는 어떤 선배일까.

“재밌고, 잘해주긴 하지만 가볍지는 않아요. 명색이 선배면 후배들이 봤을 때 뭔가 본받을 게 있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책임감이 강하죠. 제가 한 말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해요. 저는 정말 복 받았다고 생각해요. 후배들이 연락해주고, 잊지 않고 안부를 물어주니 고마울 뿐이죠.”

그의 차기작은 다름 아닌 연극이다. 그는 자신이 직접 제작한 ‘유럽 블러그’에 에 출연한다. ‘점쟁이들’ 홍보 기간을 마치고 그는 바로 유럽으로 떠날 예정이다. 이미 연극 ‘발칙한 로맨스’로 관객들의 큰 호응을 누린 그의 새로운 도전이다.

“연극 무대에 서면 응집력이 생겨요. 연극은 오늘 했던 연기를 내일도 그대로 하잖아요. 다시 반복하고 연습하고..그러다보면 자신의 연기에 대한 고찰을 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완벽한 무대를 보이기 위해 계속 연습을 반복하니 연기도 그만큼 느는 것 같아요. 연기는 벼락치기가 안 되는 것 중 하나죠. 늘 꾸준히 공부를 해야 하는 것 같아요. 피아니스트가 매일 피아노를 안 치면 퇴보하듯이 말이죠.”

당분간 그는 연극에만 집중할 예정이다. 브라운관이나 스크린 속 그의 모습은 내년에 만날 수 있다.

“지금은 소모할 때가 아니라 채울 때 같아요. 내년 1월부터 연극이 시작되니 빠르면 4~5월부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하겠죠?”

그가 길고 긴 연기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바로 대중들의 사랑이다. 때문에 그는 좋은 연기와 소통으로 대중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려 애쓴다.

“대중들의 사랑 때문에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제 멋대로 살지 못해요. 사실 눈치도 많이 보는 타입이고요.(웃음) SNS로 팬들과 소통도 자주 하는 편이고요. 절 좋아해주는 팬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테니까요.”

양지원 이슈팀기자/jwon04@ 사진 황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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