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유건형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2006년부터 싸이와 함께 작업을 해오다 보니 서로의 역할에 대해 명확히 이야기하는 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하다가 이게 어때 하며 서로 물어보는 식이다”고 말했다.
둘은 오랫동안 함께 작업을 해와 심지어 일과 쉬는 것의 구분조차 되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그래도 작곡과 프로듀싱을 할때의 특성과 강점은 서로 다르다.
싸이는 멜로디를 잘 뽑아낸다. 유건형은 이를 세련되고 트렌디하며 중독성 있게 만들어낸다. 유건형은 초기에는 흑인 음악과 그룹 듀스에 심취해 있었지만 음악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음악을 수용한다. 서양 음악을 많이 듣고 소화하는 힘이 워낙 뛰어나 ‘천재 작곡가'로 불린다.
싸이의 ‘연예인’과 ‘아버지’, 월드컵송으로 불리는 ‘위아더원’, 또 DJ DOC의 ‘나 이런 사람이야’는 유건형이 작곡한 노래다. 서인영에게 준 ‘신데렐라’는 두 사람이 같이 만든 노래다.
작사는 대부분 싸이가 맡는다. 가사의 내용은 주로 싸이의 경험이나 생각하는 바가 그대로 드러난다.
공동작곡은 서로의 강점이 뭉쳐져야 시너지가 발휘되지 잘못되면 효과가 오히려 떨어지는 작업 형태다. 하지만 싸이와 유건형은 서로의 강점을 워낙 잘 파악하고 있어 찰떡궁합이 이뤄진 케이스다. 마치 드라마 작가계의 김영현과 박상연이 뭉쳐 ‘선덕여왕'과 ‘뿌리깊은 나무'라는 명작을 뽑아냈듯 싸이와 유건형도 좋은 콤비를 이루며 작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유건형은 “나는 트렌디한 걸 워낙 좋아한다. 그리고 즐기면서 작업한다. 음악 장르도 편식하지 않고 일렉트로닉, 록, 힙합, 흑인음악 등 모두 좋아한다. 이 점이 싸이와의 공통분모다. 그래서 우리가 더 잘 맞는 것 같다”면서 “요즘 팝 음악은 굳이 장르를 가릴 필요가 없다고 본다. 어떤 게 힙합이고, 어떤 게 일렉트로니컬인지 명확하게 나누기도 힘들다. ‘위아더원'과 ‘어버지'는 록 성향이 강하면서도 랩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유건형은 “돈 많이 벌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정산이 안됐다”고 말했다.
유건형은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1994년 ‘언타이틀'의 1집 노래들을 만들고 디렉팅까지 했다. 당시 함께 작업하며 ‘언타이틀' 랩을 주로 맡았던 멤버 서정환은 지금은 후배 음악인을 양성하고 있다고 전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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