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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싸이, 아시아 가요계에 새로운 역사를 쓰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팝의 양대 산맥 미국과 영국 차트 석권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빌보드 차트는 홈페이지를 통해 ‘강남스타일’의 싱글 차트 2위 등극을 알렸다. 23일 영국의 음반 순위 집계업체 오피셜 차트 컴퍼니는 ‘강남스타일’의 싱글 차트 3위 랭크 소식을 전했다.

세계 대중음악의 중심지 미국. 미국의 빌보드 차트는 오랜 역사와 공신력으로 미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신뢰를 받아왔다. 그러나 세계 대중음악의 바로미터 빌보드 차트에서 아시아는 철저히 변방이었다. 빌보드 차트는 미국과 영국 출신 가수들의 전유물이었다. 빌보드 차트 역사에 남아있는 아시아권 음악의 흔적은 희미하기 그지없다. 단 한 차례, 일본의 사카모토 큐가 1963년 6월 ‘스키야키(Sukiyaki)’로 3주 간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한 일이 있지만 반세기 전의 ‘역사’다. 이후 아시아 가수의 차트 최고 기록은 1978년 필리핀의 프레디 아귈라가 ‘아낙(Anak)’으로 거둔 5위다. 일본의 여성 듀오 핑크 레이디가 1979년 ‘키스 인 더 닥(Kiss In The Dark)’으로 38위에 이름을 올린 일이 있지만 이 역시 30여 년 전의 ‘역사’다. 재미교포 2명과 일본과 필리핀계 미국인 2명으로 구성된 힙합 그룹 ‘파 이스트 무브먼트(Far east movement)’가 지난 2010년 ‘라이크 어 지식스(Like A G6)’로 사카모토 큐 이후 47년 만에 처음으로 아시아계로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했지만 이들의 국적은 미국이었다.
 

영국 차트 정상권 진입은 빌보드 차트 진입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1960년대 비틀스를 필두로 수많은 영국 가수들이 미국으로 진출해 세계 팝 역사의 흐름을 바꿔놓았고, 미국인들은 이러한 문화 현상을 ‘브리티시 인베이전(British invasion:영국인의 침공)’이라고 부르며 충격을 받았다. 최근 결성 50주년을 맞은 록그룹 롤링스톤즈, 레드제플린, 퀸 등 수많은 세계적인 스타들이 영국 출신이다. 미국과 함께 세계 음악시장을 양분하는 영국은 그만큼 자국 가수들에 대한 애정과 자존심이 강하다. 싸이가 영국 차트 정상에 오르면 이 또한 역시 한국 가요계 사상 최초의 일이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스웨덴 출신 아바를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아바가 싱글 차트 1위에 올린 곡은 ‘댄싱 퀸(Dancing queen)뿐”이라며 “건국 이래 최대의 음악적 쾌거”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싸이의 세계적인 인기 몰이를 통해 K-팝이 일본과 중국을 제치고 아시아 음악의 선두로 치고 나가고 있음은 명백해졌다”며 “이 같은 결과는 지속적으로 해외시장을 두드린 끝에 따낸 결실”이라고 분석했다.

그런가 하면 90년대 중반 ‘마카레나 열풍’처럼 반짝 인기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Forbes)는 25일 홈페이지를 통해 “싸이가 유튜브 반짝 스타로 그친 레베카 블랙이 아닌 저스틴 비버의 길을 걸으려면 영어로 된 좋은 곡을 만들어야 한다”며 “유튜브가 아닌 많은 공연 활동과 앨범을 통해 수익을 올려야한다”고 지적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27일 새벽 월드스타로 우뚝 선 가수 싸이가 빌보드 차트에서 2위를 기록한 가운데 지난 26일 충북 청주시 서원대 구룡축제에서 ‘강남스타일’을 말춤과 함께 열창하고 있다.  <청주=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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