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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차칸남자’ 쓸 수밖에는 없는 이유있다”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KBS 2TV 수목극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차칸남자’의 제목을 두고 한글학회 등 한글단체들이 “우리말을 파괴하는 표현”라고 비난하자, KBS가 12일 “드라마 전개 상 필요한 장치”라고 항변했다.

KBS 관계자는 “제작진이 문맥의 의미, 행간의 느낌을 고려해서 기획의도와 내용이 가장 부합하는 단어를 선택한 것”이라며 “맞춤법대로의 ‘착한 남자’ 보단 ‘차칸 남자’가 의미하는 게 있다”고 말했다.

12일 첫 방송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차칸남자’(이하 차칸남자, 극본 이경희ㆍ연출 김진원)는 사랑과 배신, 복수로 얽힌 세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정통멜로 드라마로, 여자에게 배신당한 뒤 나쁜남자가 되는 강마루(송중기 분)와 굴지의 재벌가 딸로 차가운 감성의 소유자 서은기(문채원), 야망을 위해 사랑하는 남자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한재희(박시연) 등 세인물이 주축이다.


KBS에 따르면 은기는 사고로 인해 기억상실증에 걸리며 마루를 만난 뒤에 일기장에 ‘차칸남자’라고 적는다. 드라마 제목이 된 이 부분에서 은기의 사랑의 시작, 나쁜남자 마루의 따뜻한 내면과 갈등이 교차한다.

KBS 관계자는 “차칸남자란 타이틀로 제작해 예고 방송을 하고 있으며, 오늘 당장 첫 방송을 앞두고서 제목을 바꾸는 건 엄청난 일”이라며 “맞춤법만을 강조하는 건 너무 경직된 자세가 아닌가. ‘시적 허용’ 처럼 작품의 맥락에서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관계자는 또 “KBS는 어느 방송사보다 한글 진흥과 보급을 위해 힘쓰고 있는데, 이번 일로 그런 노력들이 한꺼번에 날아가는 게 아닌 지 한편으로는 서운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글학회 등 한글단체들은 최근 KBS에 항의 공문을 보내, “새 연속극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차칸남자’의 제목을 보고 대한민국 공영 방송인 한국방송공사의 드라마 제목인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말글을 제대로 쓰고 그 교육과 계도에 앞장서야 할 한국방송공사에서 한글맞춤법을 무시하고 우리말을 파괴하면서까지 연속극을 만든다는 데에 깊은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시정을 요구했다.

국립국어원도 최근 KBS에 공문을 보내 ‘차칸남자’가 한글맞춤법과 국어기본법을위반한 것은 물론 한류의 핵심인 한국어에 대한 잘못된 지식을 다른 나라에 전파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하고 시정을 촉구했다.

/jshan@herl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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