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범수 “사극, 촬영 힘들었지만 잘한 선택”
배우 이범수가 첫 사극 도전을 성공리에 마쳤다. 역사 속 흥선대원군을 ‘닥터 진’에 옮겨와 자신만의 색깔로 녹여냈다. 지금까지 뛰어난 연기력으로 임하는 작품마다 모두 호평을 얻었던 그였기에 사극 첫 도전에도 불구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시청자들은 이범수의 연기, 말투, 눈빛에 함께 숨죽여가며 이하응의 삶을 엿봤다.

그렇게 3개월동안 구한말 이하응이라는 인물에 젖어 살았던 그가 이제 배우 이범수로 다시 돌아왔다. 최근 종영한 ‘닥터진’을 끝낸 후 그는 누구보다더 평범하게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아직 실감이 안나는데 마음가짐 하나만은 다르죠. 쫓기지 않는 마음가짐으로 지내고 있어요. 여유롭게 집에서 아이랑 놀아주기도 하고 가족들과 함께 장을 보는 등 소소한 즐거움을 만끽하며 지내고 있어요.”


데뷔 후 사극에 처음 도전한 이범수. 유독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올해 여름에 한복과 상투, 분장 등으로 많은 고생을 했다고 한다. 연기 이외에 신경 쓸 것 많았던 촬영 현장 이야기를 들려줬다.

“사극이 처음이라 두 배는 어려웠던 것 같아요. 단순하게 외관상으로 옷부터 불편하잖아요. 그리고 이 더운 날씨에 옷이 바람도 안 통하는 소재라 촬영이 힘들었어요. 제일 고통스러웠던 것은 머리가 가려운 것이었어요. 촬영이 워낙 빠르게 진행되고 여유가 없다보니 긁다가 가발이 벗겨진다거나 하면 상투를 다시 고칠 틈이 없거든요. 가발을 다시 해달라고 말도 못꺼내는 환경이 너무 안타까웠어요.”

“연기적인 측면에서 사극은 일상 말투를 쓰지 않으니까 이것 역시 힘들었어요. 말을 내뱉는건 쉬운데 위화감 없이 등장인물들의 말투를 연구해야 하는 것이 고충이었죠. 아무래도 현대극 할 때보다 감정연기 이외에 부수적인 일들을 더 신경써야 하니까요.”

이범수는 ‘닥터진’ 촬영에 들어가기 전, 흥선대원군에 대한 조사와 책을 읽으며 그의 삶 속에 온전히 투영되려고 노력했다.

“처음에 ‘닥터진’의 이하응 역 제의를 받고 실존 인물이기 때문에 조심스러웠어요. 제 연기로 누가 되면 안되니까요. 짧은 준비 기간이었지만 이하응이란 인물에 대해 나름 연구와 공부를 했어요. 공부를 하면 할수록 이 사람은 애국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하응은 나라를 잘 보살피기 위해 나름의 고민을 철저히 했던 인물이에요. 당시 청나라나 일본 등이 외세 문물을 받아들인 것을 보고 아직 우리나라는 외세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됐기 때문에 급진적인개혁이 아닌 점진적인 개혁을 펼치려 했던 거지요. 왕권을 강화해서 질서 있는 나라 재건이 이하응의 꿈인데 서학은 자유평등을 꿈꾸고 있으니 그의 고민이 얼마나 많았겠어요. 그래서 쇄국정책을 펼쳤던거지요. 이하응이 쇄국정책을 펼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그것을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연기에 임했어요.”

‘닥터진’은 10% 초반대 시청률을 유지해왔지만 종영 당시 8.8%라는 아쉬운 기록으로 막을 내렸다. 2012 런던올림픽 때문에 결방되고 방송 시간도 유동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시청률 면에서 ‘닥터진’은 여러모로 피해를 봤다.

“올림픽 때문에 ‘닥터진’ 마지막 방송이 그 시간대 시작하는지 저도 몰랐어요. 시청률에 대한 룰이 복잡하기 때문에 객관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요. 어느 작품에나 아쉬움이 남지만 주어진 여건에서 선전했다고 생각해요.”

그는 함께 호흡을 맞췄던 송승헌, 김재중과 앙상블을 이뤄 극의 완성도를 맞췄다. 그들과의 찰떡궁합 호흡에 대해 그는 “송승헌, 김재중이 연기를 성실히 해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승헌이나 재중이에게는 성실함에서 오는 신뢰, 믿음이 느껴져요. 무의식 중에 오는 그러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믿고 하고 싶은 연기를 할 수 있는거거든요. 이래서 연기 호흡이 중요한 것 같아요.”

특히 그는 JYJ 김재중에 대한 칭찬을 멈추지 않았다. 아이돌 출신들에게 따라다니는 편견의 시선 역시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아이돌 출신이 연기하는데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어떤 출신이든 연기로 분야를 전향했을 때 그 전의 명성을 잊고 배운다는 자세와 열심히 해서 업적을 쌓겠다는 열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단지 아이돌 출신이라는 이유로 색안경을 끼고 비판한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네요”

“재중이는 촬영 내내 무척 겸손하고 진지하게 임했어요. 함께 촬영하면서 인성이 참 괜찮은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친구는 아무리 힘들어도 자신이 간절히 원했던 직업을 하고 있다는 현실에 감사함을 느끼고 항상 웃으면서 촬영을 하더라고요. 힘든 여건 속에서 자기 일을 묵묵히 할 때마다 겸손해지고 그런 모습에 저도 자극을 받는 것 같아요. 재중이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언젠가 또 사극을 하겠지만 그 때는 지금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능동적이고 파워풀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사극의 묘미는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힘인 것 같아요.

“‘닥터진’을 통해 더 구한말을 사랑하게 됐어요. 이하응이라는 인물을 공부하고 촬영하다보니 ‘조상들이 이렇게 어려운 정세 속에서도 백성을 위하고 나라를 온전히 강화하고자 최선을 다했구나’라는 것을 느꼈어요. 제가 몰랐던 역사적 사실을 알게 돼서 기뻐요.”

그는 ‘닥터진’을 통해 사극에 대해 더욱 애정을 갖게 됐다. 시청자들 역시 그가 ‘닥터진’에 굳건히 자리하고 있었기에 즐거웠다. 3개월 동안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울음을 줬던 이범수. 그의 다음 차기작이 벌써 기대가 된다.




유지윤 이슈팀기자/ ent@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