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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혜원의 골프 디스커버리> ‘퀸’ 유소연을 만든 건 8할이 몰아치기였다
지난주 LPGA 제이미 파 클래식에서 유소연(22ㆍ한화)은 마지막 날 62타를 몰아치며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공동 1위가 4명이었던 만큼 한 타만 실수해도 순위가 몇 계단 떨어질 만큼 치열한 우승 경쟁이 예상됐던 경기다. 하지만 유소연은 무려 9언더파를 몰아치며 경기를 압도하고 대회를 끝내버렸다. 보기 하나 없이 전ㆍ후반 모두 깔끔하게 31타를 쳤다.

전날까지 1위에 있던 한국선수 3명은 5위 이하로 밀리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몰아치기가 가능한 골프장이었기 때문에 한 타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 실감할 수 있는 대회였다.

언젠가부터 선수들의 기량이 월등히 향상되고 선수층이 두터워지면서 대회에서 한 라운드라도 몰아치기를 하지 않으면 우승이 어려워졌다. 특히 올해 무섭게 몰아치기를 하면서 대회를 우승으로 장식한 한국선수가 많다. JLPGA 산토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최종 라운드 61타를 기록한 김효주(17ㆍ대원외고2)는 일본 무대에서 최연소 우승이라는 역사를 만들어냈다. 또한 코스를 어렵게 하기로 악명 높은 US여자오픈에서 최나연(25ㆍSK텔레콤)은 3라운드에서 65타를 치며 골프팬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하루하루 조금씩 줄이면서 쌓아온 스코어도 말할 수 없이 소중하지만, 필요한 때에 터지는 몰아치기 스코어는 그만큼 선수가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잣대가 된다. 집중력과 기량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그렇다.

이 선수들의 공통점은 그런 좋은 성적이 나올 때 자신이 몇 타를 치고 있는지 계산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눈앞에 있는 샷에만 집중하고 자신의 목표만 바라보다 보니 자신이 몇 타를 치고 있는지, 얼마나 스코어를 줄이고 있는지를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한 무아지경의 상태가 선수들로 하여금 환상적인 스코어를 기록하게 한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LPGA 데뷔연도에 멋지게 첫 우승을 한 유소연 역시 우승에 마음을 두지 않고 플레이를 했다고 말했다. 유소연은 올해 초 열린 호주 여자 마스터스에서 61타를 치며 생애 베스트 스코어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 이 대회에서는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다시 한번 몰아치기를 통해 다른 선수들과 확연한 스코어 차이로 우승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무척 기쁘다.

세계 공식 18홀 최저타 기록은 59타라고 한다. 여자 프로로서 유일하게 꿈의 59타를 만들어낸 사람은, 박세리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아니카 소렌스탐(41)이다. 올해 우리나라 선수들의 몰아치기가 많이 나오다 보니 곧 59타의 기록을 곧 세우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생긴다. 선수들의 멋진 경기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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