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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싸이, ‘狂客'에 봉사하는 진짜 광대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가수 싸이의 매력은 뛰어난 작곡 능력을 가진 뮤지션인데도 광대를 자임한다는 것이다. 자의식은 개나 줘버리라는 식이다. 음반 내는 건 장사라고 명쾌하게 말할 수 있는 가수다. 콘서트의 관객은 ‘광객(狂客)’으로 만들겠다는 철저한 소비자 마인드를 지니고 있다. 그의 콘서트 장에 가보면 미친 듯 흔들어대지 않는 사람이 오히려 비정상으로 느껴질 정도다. ‘무한도전’에 출연해 웃음포인트를 별로 만들지 못하자 ‘겨땀(겨드랑이 땀)’으로라도 빵 터뜨리고 마는 연예인이다.

싸이가 ‘놀자 음악’인 정규 6집 part 1. ‘싸이6甲(싸이육갑)’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음원이 공개된 6집 앨범 타이틀곡 ‘강남스타일’은 7월 31일 현재 여전히 가온차트 등 음원차트에서 정상을 지키고 있다. 이쯤되면 ‘롱런’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대중이 자신을 선택해준 첫 번째 이유인 초심으로 돌아간 결과물이다. 강렬한 비트와 감칠맛나는 멜로디, 직설적이고 재치 넘치는 가사가 돋보이는 클럽 분위기의 댄스곡으로 코믹스러운 말춤 댄스와 함께 여름시즌을 제대로 겨냥했다. 

‘강남스타일’은 유쾌하고 코믹하고 만만하게 보이는 ‘개가수(개그맨 가수)’의 음악과도 겹치는 부분이 있다. ‘강남스타일’도 개가수의 ‘놀자 음악’의 약진과 함께 윈윈하는 모양새다.

1980년대 어울릴 법한 퇴행성 코믹 말춤에, 음악도 별로 새롭지 않은 B급 정서에 기반했지만 함께 섞여 놀아보자는 청유의 유쾌함에 절로 웃음이 난다. 따라하기 쉬운 포인트 안무가 특징인 ‘강남스타일’은 특히 2040세대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음원의 연령별 선호도에 따르면 20대가 33%, 30대가 31%, 40대가 19%를 차지해 2040세대에서 무려 83%라는 압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2040세대를 자극할 만한 매력적인 요소를 녹여내 직장인으로 대표되는 이 세대를 가요시장으로 이끌었다. 토끼춤, 고고춤처럼 단순하지만 흥겨운 느낌의 ‘말춤’은 직장인의 노래방 ‘18번곡’으로 꼽기에도 손색없을 정도로 높은 중독성을 자랑한다.

‘새됐어’를 외칠 때부터 생긴 싸이의 싼티 캐릭터와 부담없는 안무가 음악과 만나 잘 어우러졌다. ‘새됐어’를 유행어로 만들더니 이제는 ‘오빠는 강남(또는 강북) 스타일’이라는 말을 유행시키고 있다.

결코 짧다고 할 수 없는 싸이의 음원 정상 정복은 하루 단위로 순위가 바뀌는 음원시장에서 2NE1 비스트 티아라 슈퍼주니어 씨스타 브라운아이드걸스 등 막강한 아이돌을 제치고 얻은 기록이란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강남스타일’ 외에도 6집 수록곡 ‘뜨거운 안녕’ ‘청개구리’ ‘77학개론’ ‘어땠을까’ ‘네버세이굿바이’ 등도 성시경 지드래곤 리쌍 김진표 윤도현 박정현 등 유명 가수의 피처링에 힘입어 음원차트 상위권을 점유하고 있다.

싸이는 공연 2주 전부터 3만석 전량 매진을 기록한 자신의 브랜드 콘서트 ‘썸머스탠드 훨씬 THE 흠뻑쑈’를 8월 11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개최한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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